조직 유형을 판단할 때 재미있는 분류법 하나가 있다.‘들소형’과 ‘게형’, 그리고 ‘기러기형’이 그것이다. 들소형 조직은 우두머리 소가 있고, 우두머리의 결정에 따라 다른 소들의 운명이 좌우되는 형태다. 게형은 바구니 안에서 서로 먼저 올라가려고 밟고 밟히는 무한경쟁 스타일이다. 기러기형은 V자 편대를 이뤄 상호협조 하에 목적지까지 다 함께 날아가는 유형이다.
세 유형 가운데 가장 효율적이고 강한 조직은 당연히 기러기형이다. 기러기들은 우선 공기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V자 대형을 이룬다. 맨앞의 기러기는 공기저항이 세서 가장 힘든 자리다. 그래서 선두 기러기가 지치면 곧바로 다른 기러기가 앞자리로 나선다. 뒤쪽 기러기들도 선두를 그냥 쫓아가는 게 아니다. 쉬지 않고 울어대 선두 기러기를 격려한다. 여기까지는 그저 본능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낙오하는 기러기에 대한 보호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비행중 아픈 기러기가 생기면 동료 두 마리가 대열을 이탈해서 같이 지상으로 내려가 원기회복을 도와준 뒤 다시 무리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미물 치고는 참으로 영리하고 탄탄한 조직력이다.
서울시가 지난주 ‘강소(强小)조직’을 선언했다. 몸집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한다.2010년까지 시 전체 공무원의 12.5%인 1300명을 줄이고, 조직을 기동성 있게 바꿔 ‘시민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겠다는 게 골자다. 중앙정부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무원 수를 늘려 국민의 눈총을 받고 있는 터라 일단 신선해 보인다. 기대도 크다. 그러나 강소조직은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무원 감소를 보완할 질적 향상에 성패가 달렸음은 물론이다.
공무원을 6만 7000명 늘리고, 이름조차 생소한 위원회를 남발한 정부가 서울시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비율과, 인구 대비 공무원 수를 들이대며 “아직도 작은 정부”라고 우길 게 아니다. 공무원의 자질과 행정서비스의 품질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부패·무능·방만 이미지라면 증원이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사람이 자원이고 자본인 시대에 정부조직이 기러기만도 못하단 소리를 들을 수야 없지 않은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세 유형 가운데 가장 효율적이고 강한 조직은 당연히 기러기형이다. 기러기들은 우선 공기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V자 대형을 이룬다. 맨앞의 기러기는 공기저항이 세서 가장 힘든 자리다. 그래서 선두 기러기가 지치면 곧바로 다른 기러기가 앞자리로 나선다. 뒤쪽 기러기들도 선두를 그냥 쫓아가는 게 아니다. 쉬지 않고 울어대 선두 기러기를 격려한다. 여기까지는 그저 본능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낙오하는 기러기에 대한 보호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비행중 아픈 기러기가 생기면 동료 두 마리가 대열을 이탈해서 같이 지상으로 내려가 원기회복을 도와준 뒤 다시 무리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미물 치고는 참으로 영리하고 탄탄한 조직력이다.
서울시가 지난주 ‘강소(强小)조직’을 선언했다. 몸집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한다.2010년까지 시 전체 공무원의 12.5%인 1300명을 줄이고, 조직을 기동성 있게 바꿔 ‘시민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겠다는 게 골자다. 중앙정부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무원 수를 늘려 국민의 눈총을 받고 있는 터라 일단 신선해 보인다. 기대도 크다. 그러나 강소조직은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무원 감소를 보완할 질적 향상에 성패가 달렸음은 물론이다.
공무원을 6만 7000명 늘리고, 이름조차 생소한 위원회를 남발한 정부가 서울시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비율과, 인구 대비 공무원 수를 들이대며 “아직도 작은 정부”라고 우길 게 아니다. 공무원의 자질과 행정서비스의 품질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부패·무능·방만 이미지라면 증원이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사람이 자원이고 자본인 시대에 정부조직이 기러기만도 못하단 소리를 들을 수야 없지 않은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7-11-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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