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간다. 담장의 자줏빛 장미 꽃닢은 날갯짓을 멈췄다. 추운 모양이다. 움츠린 채 검은 빛을 더하고 있다. 말린 꽃을 닮았다. 최창일 시인을 생각한다.‘가을에는 풀잎도 떨고 있습니다/끝내 말없이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기 때문입니다/바람은 텅 빈 들에서/붉은 휘파람을 불며/떠나는 연습을 합니다’
주말 대전에서 고등학교 동기생들과 운동을 했다. 경주·대전·서울 등에서 모였다.10여년 만인 친구도 있다. 그들의 외모엔 내가 담겼다. 어쩔 수 없는 세월이 묻어난다. 나를 본 친구들도 같은 느낌이었을까. 그래도 여유와 함께 얻은 삶의 무게가 아닌가. 친구들의 웃음이 편안하다.
한 친구가 디지털카메라 셔터를 누른다.“제대로 찍어봐!” 다른 친구의 고함이 살갑다. 문득 전장에서 ‘인간’을 기록하다 삶을 놓친 사진작가를 떠올린다.“당신의 인물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카메라에 다가가는 노력을 덜 기울였기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치열하게 다가가려는 노력만큼 넉넉하고 풍성해지지 않을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yunjae@seoul.co.kr
주말 대전에서 고등학교 동기생들과 운동을 했다. 경주·대전·서울 등에서 모였다.10여년 만인 친구도 있다. 그들의 외모엔 내가 담겼다. 어쩔 수 없는 세월이 묻어난다. 나를 본 친구들도 같은 느낌이었을까. 그래도 여유와 함께 얻은 삶의 무게가 아닌가. 친구들의 웃음이 편안하다.
한 친구가 디지털카메라 셔터를 누른다.“제대로 찍어봐!” 다른 친구의 고함이 살갑다. 문득 전장에서 ‘인간’을 기록하다 삶을 놓친 사진작가를 떠올린다.“당신의 인물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카메라에 다가가는 노력을 덜 기울였기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치열하게 다가가려는 노력만큼 넉넉하고 풍성해지지 않을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yunjae@seoul.co.kr
2007-10-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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