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오늘 스위스 제네바에서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갖는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제네바로 떠나기 앞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연내에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와 불능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2·13합의에서 설정한 로드맵보다는 다소 늦어지고는 있지만 핵문제 해결에 북·미 양측이 성의를 갖고 임하고 있는 만큼 제네바 회의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힐 차관보가 지적한 대로 이달로 예정된 6자회담에서 이행계획에 합의하고 가을부터는 실천에 들어갈 수 있도록 북한이 속도를 내줬으면 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도 어제 북핵문제를 “임기 내에 끝낼 수 있고,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해결의지를 강조했다.
북핵이 순조롭게 풀리면 연내에 한반도 평화체제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힐 차관보가 언급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문제도 이번 실무회의에서 북한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미국은 삭제를 위한 조건을 충분히 제시하되 조기 삭제가 가능하도록 유연한 태도를 북측에 보이면 좋을 것이다. 비핵화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명단에서 삭제한다는 연계전략도 효과적일 수 있다.
제네바 회의가 중요한 것은 5일부터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북한과 일본이 관계정상화 회의를 갖기 때문이다. 북·미 회담의 성과는 지지부진한 북·일 회의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3월의 1차회의에서는 납치문제를 놓고 고성만 오갔다. 양측은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첫날에 국교정상화를, 이튿날에는 납치문제를 논의키로 합의했다고 한다.6자회담의 최종목표는 핵 제거이다. 일본측에 납치 해결도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핵해결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북측도 납치문제가 “끝난 일”이라고 잡아떼지 말고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2007-09-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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