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삼각산 이름 반드시 되찾아야/김현풍 강북구청장

[기고] 삼각산 이름 반드시 되찾아야/김현풍 강북구청장

입력 2007-08-27 00:00
수정 200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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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이 시조를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삼각산이 어디에 있는 산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삼각산. 우리들이 주말이면 올라가는 산, 서울 시민의 쉼터인 ‘북한산’이 바로 삼각산이다.

본디 고려시대부터 삼각산이라 불리던 이 산은 1915년 조선총독부의 고적 조사위원인 이마니시 류(今西龍)가 ‘경기 고양군 북한산 유적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북한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우리 선조가 1000년 넘게 써오던 이름이 한 조선총독부 학자의 보고서에 의해 바뀐 것이다.

삼각산이 처음 역사에 등장한 것은 삼국시대이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의 온조왕조에 “한산(漢山)에 이르러 부아악(負兒嶽)에 올라가 살 만한 곳을 바라보았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부아악은 삼각산의 옛 이름이다. 고려시대부터는 삼각산이라는 이름이 역사기록에 뚜렷이 나타난다. 고려사 서희전에 “삼각산 이북도 고구려의 옛 강토입니다.”라고 성종에게 아뢰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조선시대에도 조선왕조실록, 동국여지승람, 아방강역고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록이 존재한다.

또한, 우리의 수도인 서울이란 이름도 삼각산의 세봉우리를 뜻하는 세뿔(인수봉, 백운봉, 만경봉)이 세불과 서불을 거쳐 서울이 되었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살아 숨쉬던 삼각산을 일제가 말살한 이유는 이 산의 중요성과 의미를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산의 이름을 바꾸는 것도 모자라 백운봉에 철심을 박고, 독립군의 근거지라 해 고찰인 도선사를 불태우는 만행까지 저질렀으니 일제의 의도는 누가 봐도 뻔하지 않은가?

삼각산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다. 그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우리민족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일제의 민족 말살정책 중에서 가장 악랄했고 반발도 심했던 것이 창씨개명이었음을 상기해 보면 이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다.

오히려 북한산이 맞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몇몇 문헌에서 보이는 북한산이라는 명칭을 그 근거로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 나오는 북한산은 산 이름으로 붙여진 것이 아니라 서울 지방의 옛 이름인 한산의 북쪽지역을 가리키거나 북한산성의 약칭으로 쓰인 것이다. 그동안 강북구는 삼각산의 제이름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2004년 건설교통부와 서울시 지명위원회에 명칭변경을 정식으로 요청하고, 삼각산 명칭복원 서명운동을 시작했다.2005년에는 세계 9개국 12개 도시가 참여한 가운데 삼각산 국제포럼을 개최하여 삼각산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 결과 2005년 10월에는 산림청에서 북한산을 삼각산으로, 백운대를 백운봉으로 변경할 것을 발표해 우리의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2004년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는 보다 명확한 고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명칭복원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또 삼각산은 강북구만의 것이 아닌 서울의 6개구, 경기도 3개 자치단체에 걸쳐 있다. 각 자치단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한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

오는 10월 ‘삼각산 제이름찾기 추진위원회(가칭)’가 정식 발족한다. 종교계, 학계, 시민단체 등 뜻을 같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명칭복원의 타당성을 증명하는 심포지엄을 열고 전 국민 서명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온 국민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면 올해 안에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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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풍 강북구청장
2007-08-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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