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승자는 포용을, 패자는 협력을

[사설] 승자는 포용을, 패자는 협력을

입력 2007-08-21 00:00
수정 2007-08-2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년 2개월간의 한나라당 경선 대장정이 어제 이명박 후보의 승리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투는 이명박·박근혜 두 예비후보를 포함해 당내 4명의 주자는 나름대로 사력을 다한 레이스를 펼쳐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두 유력주자 진영의 ‘죽기살기’식 진흙탕 싸움에 국민적 우려가 쏟아진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먼저 이 후보의 승리를 축하하고, 아쉽게 패한 박 후보와 경선을 완주한 홍준표·원희룡 후보에게 위로를 보낸다. 그 연장선상에서 승자는 패자를 포용하고, 패자는 승자에게 협력을 다하기를 당부한다.

투표율 70.8%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이번 경선은 유례없는 국민적 관심 속에 치러졌다. 이런 흥행 대박의 여세를 몰아 본선에서 승리하느냐, 아니면 당내 분열로 쪽박을 차느냐는 전적으로 경선 주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연말 대선에서 여야 어느 정당이 이기느냐를 떠나 한국 민주주의를 한단계 성숙시키는 차원에서 승자와 패자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하기를 바란다.1997년 대선서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의 이인제 후보가 경선결과에 불복한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뜻이다.2002년 대선서 민주당 후보단일화 그룹이 노무현 후보의 경선승리를 인정하지 않아 정치발전을 저해한 뼈아픈 전례도 참고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명박 당선자부터 패자 진영에 진심어린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당내 경쟁자에게조차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은 본선 승리후 정치보복의 유혹을 떨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할 것이다. 유권자들은 이런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이 후보는 박 후보 측이 경선과정서 제기한 도곡동 땅 문제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적당히 덮고 넘어갈 생각을 버려야 한다. 기왕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 “공작정치”라는 식의 방어보다 적극적 소명을 통해 우리 정치문화를 한차원 업그레이드하는 데 기여하기 바란다. 그래서 범여권과의 본선도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되, 결과엔 깨끗이 승복하는, 한국정치의 새 전통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07-08-21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