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붙들이/송한수 출판부 차장

[길섶에서] 붙들이/송한수 출판부 차장

입력 2007-06-02 00:00
수정 2007-06-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야 붙들아, 너 오랜만이야.” 초등학교 동창이 이렇게 외쳤다가 낭패를 봤단다. 길 가던 친구와 부인을 만난 터였다. 시골에서 자랄 때 불렀던 이름이, 워낙 반갑던 참에 절로 새나왔다.“내 남편 왜 붙들어요?”

요즘엔 아니겠지만 집에서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었다. 일곱째라고 칠갑이, 외가에서 태어났다고 외만이라 지었다. 태어나서 며칠 안 돼 까닭 모르게 숨지는 경우가 수두룩해, 부모들이 호적 올리기에 앞서 지켜보며 붙였는데 동네방네 옮겨다니며 굳어버리는 게다.

얼마 전 후배 기자가 찍은 사진에도 궁금증이 보푸라기처럼 일었다. 주인공 이름이 ‘복땡이’라고 해서다. 어버이날 어버이가 된 기쁨으로 갓난애를 사랑스레 내려다보는 부부의 모습이 보기에 퍽 좋다. 그런데 아이 이름이 선뜻 떠오르지 않아, 소중한 아기란 생각으로 우선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개구쟁이였던 그 친구의 별명 ‘붙들이’ 또한 ‘복땡이’와 같이 놓쳐서는 안 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나. 부모들에게 자식이란, 이토록 너나없이 금쪽같은 존재 아니던가.

송한수 출판부 차장 onekor@seoul.co.kr

2007-06-02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