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발 ‘페티시’/최태환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발 ‘페티시’/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입력 2007-05-18 00:00
수정 2007-05-1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아내가 샌들을 샀다. 알록달록 꽃무늬표다. 평소 요란하거나 튀는 복장을 싫어했다. 화장도 잘 안 하는 스타일이다. 화려하거나, 별나 보이는 물건에 끌리는 나이가 됐나 보다.“멋있다.”고 코멘트했다. 그런데도 잘 신지 않는다. 맨발을 드러내는 게 아무래도 익숙지 않은 모양이다.

봄바람이 간지럽다. 실크 스카프가 뺨을 스치는 것 같다. 여인의 향기가 감미롭다. 샌들 여인을 쉽게 만난다. 눈길이 발로 향할 때가 많다. 원색 매니큐어의 발가락, 발찌가 고혹이다. 누군가 분석했다. 서양남성은 여성의 발에 심취하는 경향이 있다고. 성적 도착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발‘페티시’다. 발을 볼 기회가 적어서인지 모른다. 실내에서도 신발을 신기 때문이다.

괴테는 발 페티시로 유명했다. 그는 “예쁜 발은 자연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했다. 티슈바인의 ‘감파니아에서의 괴테’라는 그림이 있다. 양쪽 발 모두 왼발 형상이다. 괴테의 페티시 취향을 반영했다는 설이 있다. 천재의 감성을 표현했다지만, 선뜻 와닿지 않는다. 발 페티시, 우리 주변에서 아직은 낯선 풍경이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2007-05-18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