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규모나 인구면에서 세계적인 도시가 된 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도시환경은 그에 걸맞게 쾌적하지 못하다. 불법 광고물과 불법 주정차 차량, 쓰레기 등이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특히 건물 벽도 모자라 보도까지 침범한 간판과 현수막은 공해 수준이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 문화를 지닌 서울이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도 어지러운 간판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각종 표지판은 조잡하고, 공공 시설물도 글로벌 시대의 동북아 허브도시라는 구호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서울시가 ‘디자인 서울 총괄본부’를 설치키로 했다고 한다. 공공 디자인 정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하고 도시 디자인을 전면적으로 개조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직속 기구로 다음달 1일 출범하는 디자인 서울 총괄본부는 도시환경의 모든 디자인에 기준이 될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도시경관과 공공시설물의 디자인을 개선하며, 광고물 및 간판을 정비하는 일을 맡게 된다.
서울은 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뤄 냈지만 도시 디자인에 대해 깊은 통찰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양적인 성장에 머물렀던 도시환경을 보다 쾌적하고 매력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서울시의 뜻을 우리는 적극 환영한다.21세기를 디자인의 시대라고 한다. 디자인은 도시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요소이자 국가·도시발전의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총괄본부 출범을 계기로 서울시가 품격있고 세련된 디자인 선진 도시로 거듭나 글로벌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07-04-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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