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상한제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그제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심사과정에서 ‘분양원가 공개’란 용어가 ‘분양가 내역공시제’로 바뀌긴 했으나 실은 그게 그거다. 원가공개 지역은 ‘수도권 및 대통령이 정하는 분양가 상승 우려지역’으로 결정됐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 산정에 일부 예외를 뒀지만 대체로 정부안대로 됐다. 개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이어서 집값 불안 등 시장의 혼란은 일단 차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오는 9월부터다.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공개가 이때부터 민간부문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벌써 주택의 공급위축과 품질저하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그러잖아도 최근 3∼4년동안 주택공급 부족과 투기여파로 집값이 폭등했다. 정부가 현재 주택공급의 43%를 차지하는 공공부문을 57%로 늘려 민간부문의 부족분을 메우겠다고 하나,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어야 하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주택의 공급과 고급화 추세를 따라잡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민간부문의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주택은 이제 양(量)보다 질(質)이 더 중요한 시대다. 정부가 주택의 양적·질적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려운 현실에서 민간부문의 공급을 위축시키는 정책은 결국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2∼3년 후 주택은 충분한데, 정작 ‘살고 싶은 집’이 모자라면 집값은 또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차제에 민간부문의 공급 활성화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며, 일정 가격·평형 이상의 고가 분양주택은 시장에 맡기는 등 민간의 역할을 남겨 놓는 게 바람직하다.
2007-03-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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