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그 좋은 이름은?/최태환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그 좋은 이름은?/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입력 2007-02-14 00:00
수정 2007-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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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길이 익숙한 지 14년째다. 신도시 초기주민이다. 처음엔 비포장이 꽤 됐다. 시골 통학길 느낌이었다. 해제천자문, 침뜸기구, 뉴이태리타올…. 버스에서 입심을 뽐내던 보따리 장수도 이젠 추억이다. 차창 밖 풍경뿐이랴. 마을 이름이 살갑다. 가라뫼, 서두물, 화전, 화정, 화도교…. 이름마다 전설이 있을 것 같고, 옛 물건을 만나는 것 같다. 가라뫼. 가람과 뫼의 결합어?아니다. 행신동 가라산 앞을 흐르는 개울 이름이다. 박씨들의 최초 정착지로 사서는 전한다.‘난생신화’의 박혁거세 후손의 집단거주지였다고 한다. 서두물은 서쪽 마을의 좋은 우물, 탄현(炭峴)은 숯 굽는 고개 마을이다.

친분있는 한 공무원이 일제때 편의적으로 붙인 마을, 공공기관 명칭을 바꿔야 한다며 여기저기 청원중이다. 시골 하위공무원이다. 전공과 관계없지만 열성이다. 동구청, 서부경찰서, 제일고, 서중 등을 예로 든다. 전국에 널렸다. 전통 우리 이름을 개명한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일제만 탓하랴. 일산구도 얼마전 둘로 나뉘었다. 동·서구다. 좋은 이름 다 어디 두고….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2007-02-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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