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6자회담이 대북지원 규모를 둘러싼 이견으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북한의 영변 원자로 폐쇄(shutdown)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이라는 큰 틀의 합의는 이뤘으나 상응한 에너지 지원을 놓고 북한과 나머지 참가국들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목표했던 6자회담 공동성명 대신 의장성명 정도의 합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핵 폐기의 초기이행조치의 틀만 합의하고 일정 등 구체적 실천 프로그램은 실무그룹으로 넘기는 선에서 절충할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평화적 북핵 해결을 위한 실질적 논의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의 성과는 작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당초 목표가 북핵 폐기의 실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었음을 감안할 때 의장성명 수준의 합의에 그친다면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은 북핵 폐기의 원칙을 되뇔 때가 아니다. 목표대로 북핵 폐기의 구체적 실천에 나서야 할 시점인 것이다.
회담에서 북한은 5MW급 영변 원자로 동결 대가로 50만t 이상의 중유에다 200만㎾의 전력 제공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유 50만t만 해도 영변 원자로로 얻을 에너지의 수십배이고, 비용도 1억 5000만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북한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 몇몇 참가국들이 이에 반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북핵 폐기의 대장정이 경제지원 문제에 가로막혀선 안 된다는 점이다. 북한은 턱 없는 요구로 빈 손으로 돌아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참가국들도 북핵 폐기의 문턱에서 마냥 주판알만 튕기려 해선 안 될 것이다. 결코 넘지 못할 벽이 아니라고 본다. 구체적 이행절차를 실무그룹에 넘겨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이번 회담에서 보다 구속력 있는 합의를 도출하도록 각 국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길 당부한다.
2007-02-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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