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눈물의 귀향/최태환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눈물의 귀향/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입력 2007-01-16 00:00
수정 2007-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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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小鹿島). 이름만으로도 가슴아리다.‘작은 사슴’을 닮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한센병 환자들이다.<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숨막히는 더위 뿐이더라/낯선 친구 만나면/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천안 삼거리를 지나도/수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 데> 한센병을 업보로 받아들였던 한하운 시인의 ‘소록도 가는 길’이다.

30세 무렵 소록도와 인연을 맺은 ‘수녀 할머니’가 지난해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가 화제가 됐다. 천사같이 왔다 천사같이 떠났다.70이 넘어 더 이상 이들을 돌볼 수 없어서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도 눈뜨면 한국 생각, 잠들면 소록도 꿈이란다. 천형(天刑)때문에 ‘수용생활’중인 10여명이 최근 고향을 찾았다.40년만의 짧은 귀향이다. 경남 거창의 한센인 요양시설 사람들이다. 어느 언론은 한강 유람선에서의 한 노인을 카메라에 담으며,‘눈물의 귀향’이라고 했다. 하지만 검은 안경너머 표정이 무심하다.‘찰나’의 상봉, 그리고 긴 이별. 수용시설이 세상 전부인 그에게, 이승의 마지막 소풍일지 모를 일이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2007-01-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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