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오해/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오해/함혜리 논설위원

함혜리 기자
입력 2007-01-10 00:00
수정 2007-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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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오해를 하기도 하고, 오해를 사기도 한다. 때로는 뜻하지 않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도 있다.

아침 출근길에 버스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날따라 더욱 차안이 혼잡해 서 있기도 불편했다. 버스가 급정거하는 순간 앞에 서 있던 남자가 뒤로 기우뚱하면서 등이 내 얼굴에 부딪혔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 남자의 검은색 반코트 등에 파운데이션과 립스틱이 그대로 묻어버린 것이다. 코트색깔이 검은색이어서 화장품 자국은 도장처럼 선명하게 드러났다. 눈치채지 못하도록 살짝 털어봤지만 지워질 생각도 안 했다. 경복궁 지하철역이 있는 정거장에서 내렸는지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누군지도 모르고, 얼굴도 못봤지만 참 미안했다.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수근대는 것은 둘째 치고 집에 들어가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상상하니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영문도 모르고 있다가 아내로부터 “어디에서 누구 만나고 온 거냐?”는 소리를 들을 것이 분명하다. 달려가서 “그건 오해”라고 말해줄 수도 없고….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7-01-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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