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한국과 FTA체결 의지 있나

[사설] 美, 한국과 FTA체결 의지 있나

입력 2006-12-30 00:00
수정 2006-12-3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미국이 반(反)덤핑 등 무역구제와 관련한 한국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5차 본협상에서 산업피해 판정 때 한국산 분리 평가 등 5개항을 요구하면서 미국이 이를 수용하면 자동차와 의약품에서 양보할 뜻을 피력했다. 미국이 1983년 이래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온 반덤핑 규제를 완화해준다면 우리도 미국의 핵심요구 사항에 대해 양보하는 ‘빅딜’로, 한·미 FTA의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미국은 법 개정사항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문구를 수정하는 등 융통성을 보인다면 협상이 가능하다고 여운을 남겼다.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보호주의를 앞세우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점, 미국산 수입쇠고기의 뼛조각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 등을 감안하면 소극적으로 돌아선 미국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한·미 FTA 반대론자조차도 우리의 요구사항 중 최소한 2∼3개 정도는 미국이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하는 등 무역구제와 관련한 우리의 요구는 더 이상 양보하기 힘든 ‘마지노선’의 성격이 짙다. 우리측 협상단의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든 만큼 미국측이 요구하는 자동차나 의약품 분야에서 우리도 양보하기 힘들게 됐다는 얘기다. 이는 한국도, 미국도 원치 않는 결과다.

한·미 FTA가 타결되면 법과 제도의 개편도 뒤따라야 한다. 미국측이 요구하고 있는 자동차세제 개편이나 의약품 선정방식 변경도 법규 개정사항이다. 미국은 이처럼 우리의 법과 제도의 개편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은 정작 법 개정을 이유로 우리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것은 상호주의에 어긋난다. 미국 행정부는 한국의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기 이전에 의회를 설득하겠다는 자세부터 가져야 한다. 미국의 자세 전환을 지켜보겠다.

2006-12-30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