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망년회 자리. 뒤늦게 합류한 선배 한분이 맥주 한컵을 들이켠 뒤 한해의 소회를 늘어놓는다. 그는 최근 눈발이 날리는 국도를 운전해가다가 건너편 고속도로를 무서운 속도로 내닫는 차들을 보면서 숨가쁘게 달려온 자신의 인생이 실은 ‘국도 인생’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처럼 하루에도 몇번씩 왕복하며 지난날의 실수를 교정할 수 있는 기회도 없는, 한번 가면 다시는 못 돌아올 속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배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만나는 사람에게 좀 더 따뜻하게, 이따금 술이라도 한잔 권하면서 약간의 여유를 누려보고 싶단다. 그는 지금까지 국도를 달려오면서 주로 받기만 한 것 같다며 “이제부터 차입보다는 상환하는 인생을 살겠다.”고 선언했다.
선배의 느닷없는 고해성사에 좌중은 한순간 물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다. 각자 내 인생은 몇번 국도일까, 혹은 이면도로일까 머리를 바쁘게 굴리는 것 같았다. 또 다른 선배 한분이 침묵을 깬다.“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선배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만나는 사람에게 좀 더 따뜻하게, 이따금 술이라도 한잔 권하면서 약간의 여유를 누려보고 싶단다. 그는 지금까지 국도를 달려오면서 주로 받기만 한 것 같다며 “이제부터 차입보다는 상환하는 인생을 살겠다.”고 선언했다.
선배의 느닷없는 고해성사에 좌중은 한순간 물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다. 각자 내 인생은 몇번 국도일까, 혹은 이면도로일까 머리를 바쁘게 굴리는 것 같았다. 또 다른 선배 한분이 침묵을 깬다.“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6-12-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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