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제시한 ‘토지임대부 주택분양제’가 당론으로 채택됐다. 대지는 장기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함으로써 초기 집값 마련 비용을 절반으로 떨어뜨리겠다는 게 그 취지라고 한다. 집값 폭등과 고분양가로 주택시장이 몸살을 앓고, 무주택 서민들이 희망을 잃은 터라 눈길이 간다. 마침 정부·여당도 이와 비슷한 주택공급 방안을 갖고 있다고 하니 서로 머리를 맞대면 새 주택분양 방식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주택분양은 싱가포르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부동산에 대한 국민의식과 여건이 그런 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입법에 앞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기존 제도와 장단점을 정밀하게 비교한 뒤 결정해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토지임대부 주택분양은 주택을 싸게 공급함으로써 집값 안정과 중산·서민층의 주택소유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주택소유자는 적지 않은 토지임대료를 월세·보증금 형태로 부담해야 한다. 재정부담이 크고 공급이 필요한 곳에 택지 확보도 쉽지 않다. 자칫하면 주택소유자는 오랜 기간 경제적 부담을 지고, 정부는 택지개발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분양원가·택지비 조정을 통해 단점을 보완한다면 훌륭한 주택공급 방안이 될 것 같다. 수도권에서 땅값이 분양가의 60∼70%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만한 대안을 찾기도 어렵다. 정부와 정치권은 신중하되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해 보기 바란다.
2006-12-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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