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청혼의 벽/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청혼의 벽/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입력 2006-11-27 00:00
수정 2006-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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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은 벽/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그때/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중략…/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결국 그 벽을 넘는다.》

시인 도종환은 ‘담쟁이’에서 도저히 넘지 못할 절망 같은 벽을 담쟁이의 생명력, 수천개의 잎과 함께 이끌고 가는 형상에 빗대 희망을 노래한다.

벽. 마음먹은 일이 제대로 안 될 때 “벽에 부딪혔다.”고 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벽을 느낀다.”고 표현하곤 한다. 소통이나 전진을 가로막는 장애물, 자신과 외부를 차단하고 격리하는 유형·무형의 것을 아우른다.

이청준의 단편 소문의 벽도 6·25때 좌우 색출이란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지닌 소설가 박준을 등장시킨다. 자유로운 정신을 억압하는 것들을 총칭해 소문의 벽으로 표현했다. 일본의 의학자 요로 다케시는 몇 년 전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책 바보의 벽에서 자신이 알고 싶은 것만을 바라보려 하는 것을 바보의 벽이라고 정의하고 벽을 오브제로 썼다.

앞의 것들이 무형의 벽이라면 유대인의 성지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진 베를린 장벽 같은 것들은 유랑이나 이념대립의 절절한 사연과 역사의 함의를 담은 유형의 벽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벽이 몽땅 어두운 이미지만 지닌 것은 아닌가 보다.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에 가면 한글을 비롯해 세계 여러나라 언어로 ‘사랑해’를 써넣은 사랑의 벽이 있다니 말이다.

서울시가 내년 청계천 두물다리(용두동) 부근에 청혼의 벽을 설치한다고 한다. 재밌는 발상이다. 영상데이터를 칩이 달린 반지에 전송한 뒤 벽에 대면 청혼의 메시지가 재생되는 형식이다. 명소가 될지는 두고봐야 하지만 청혼의 그 숨가쁜 순간에 소통을 차단하는 느낌의 벽이라니 왠지 마음에 걸린다. 청혼마당이랄지, 청혼의 다리랄지, 다른 이름을 생각해볼 여지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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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이끄는 이민옥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성동3)이 지난 18일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서울 자원봉사 컨퍼런스’ 현장을 찾았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법인설립 2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 이 위원장은 축사를 맡아 자원봉사가 지닌 사회적 가치를 짚어보고 미래세대를 향한 적극적인 지원 구상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미래세대 성장의 힘, 자원봉사’라는 슬로건 아래 오후 2시부터 2시간 반 동안 펼쳐졌다. 현장에는 자원봉사센터를 비롯해 교육청과 대학, 기업 등 유관기관 관계자 150여 명이 자리를 채워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청소년 봉사학습 및 서울동행 청년 봉사의 사회적 성과를 기반으로 한 서울형 자원봉사 정책 제시 ▲교육청·대학·기업 등 영역별 협력을 통한 자원봉사 활성화 방안 도출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발제에서는 이선미 서울여자대학교 교수가 “왜 지금, 미래세대에게 봉사 경험인가”를 주제로 자원봉사의 교육적 의미와 사회적 가치를 분석했고, 김자옥 서울시자원봉사센터 팀장이 “배움과 성장을 잇는 서울형 미래세대 자원봉사”를 주제로 서울형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진경 광운대 교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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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2006-11-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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