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인 ‘윌슨병’을 앓고 있는 현택이는 하루종일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린다. 온몸의 신경이 마비돼 움짝달싹 못하지만 아쉬운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손을 이용해 휴대전화를 벗삼고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 사용 대상은 어머니가 유일하며, 그나마 문자 메시지에 한정돼 있다. 혀마저 굳어버렸기 때문이다. 현택이가 발병한 이후, 하던 일을 그만둔 어머니는 주로 거실에서 문자를 받는다.17평짜리 아파트이기에 문자를 주고받는 거리가 3∼4m에 불과하다. 문자 내용도 “소변을 보고 싶다.”는 등 간단하기 그지없다. 현택이의 침대에는 어머니를 호출할 수 있는 종이 있다. 그러함에도 굳이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현택이가 드러누운 뒤 처음에는 대학친구 등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많았다. 여자친구는 집으로 찾아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면서 이들의 전화나 방문이 줄어들더니 이제는 문자 메시지마저 끊긴 지 오래다. 그런데도 현택이는 여전히 휴대전화를 놓지 못한다. 그것은 자신을 잊어버린 ‘세상’과 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kimhj@seoul.co.kr
현택이가 드러누운 뒤 처음에는 대학친구 등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많았다. 여자친구는 집으로 찾아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면서 이들의 전화나 방문이 줄어들더니 이제는 문자 메시지마저 끊긴 지 오래다. 그런데도 현택이는 여전히 휴대전화를 놓지 못한다. 그것은 자신을 잊어버린 ‘세상’과 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kimhj@seoul.co.kr
2006-11-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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