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40석을 가진 원내 제1당이며, 대통령이 소속된 집권여당이다. 그런데도 틈만 나면 정치판을 흔들려 하고 있다. 어제 김한길 원내대표의 국회 대표연설 역시 그랬다. 김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의 정치실험을 마감하겠다고 밝혀 당간판을 내리는 정계개편을 추진할 뜻을 공식 표명했다. 또 내년 대통령선거 전에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계개편과 개헌의 타당성을 떠나 대선 승부에 급급하는 열린우리당의 모습이 안타깝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정기국회가 끝난 뒤 당 진로를 정하기로 결의했었다. 부동산정책을 비롯한 민생 현안과 외교안보 문제, 내년 예산 심의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채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통합신당론을 기정사실화하는 내용을 대표연설에 포함시켰다.“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해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둘러싼 당내 분란 소지를 제공했다. 정책실패에 대한 반성과 대안 제시는 뒷전으로 밀리고 말았다. 안보와 경제를 제자리에 올려놓지 않으면 어떤 판 흔들기로도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음을 열린우리당은 알아야 한다.
김 원내대표가 개헌 필요성을 불쑥 꺼낸 것도 무책임해 보인다.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극력 반대하는 상황에서 ‘아니면 말고식 바람잡기’로 비치고 있다. 개헌을 원한다면 당내 공식 논의를 거쳐 그 방법과 당위성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원포인트 개헌’도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의 당론이 무엇인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거대담론을 불쑥 던짐으로써 도리어 개헌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소속원들은 여당의 개념과 책무부터 다시 교육받아야 한다.
2006-11-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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