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석] “금리인상 시기 놓쳐 부동산 거품 키웠다”/최호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중계석] “금리인상 시기 놓쳐 부동산 거품 키웠다”/최호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김경두 기자
입력 2006-11-07 00:00
수정 2006-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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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불안과 금리’ 보고서

지금까지 저금리 정책 기조가 부동산 가격 급등을 부른 만큼 경기 부양을 이유로 쉽게 금리를 낮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최호상 수석연구원은 6일 ‘주택시장 불안과 금리’ 보고서에서 “국내 부동산 거품(버블)의 3분의 2 이상이 저금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집세, 경제성장률, 균형금리와 실제금리 차 등을 변수로 국내 주택의 이론가격(내재가치)을 산출하고 이를 실제가격과 비교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현재 전국 주택에는 17%, 아파트에는 23%의 거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거품 가운데 전국 주택의 경우 약 3분의 2, 아파트의 경우 71%가 금리 요인이었고 나머지는 투기 등 기대심리가 만든 것이었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해 기준 각각 15%,35%의 거품이 있고, 이 가운데 금리 요인에 따른 것이 각각 24%,99%로 추정됐다.

최 수석연구원은 이처럼 저금리가 주택가격 급등의 가장 큰 원인임에도 우리나라는 경기 상승기의 금리 조절 속도가 늦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택가격 오름세가 진행된 2001∼2004년 정책금리는 2002년 5월을 제외하고는 7차례 인하됐다. 같은 기간 경기 사이클상 확장기는 두 차례나 지나갔다.

뒤늦게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5차례 금리가 인상됐지만, 여전히 균형금리에 미치지 못해 집값 급등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최 수석연구원은 주장했다.

그는 일본과 북유럽 3개국, 영국 등은 1980년대∼90년대 초 주택가격 급등에도 소비자물가 안정만 믿고 금리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가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북유럽은 금융위기,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의 장기불황을 겪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선제적 금리 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물가상승 압력과 주택시장 과열 등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04년 6월 이후 17차례에 걸쳐 금리를 계속 올려왔다. 영국과 호주도 2003년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 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해왔다.

최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주택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가장 효과적이나, 현재 경기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며 “집값 급등의 영향으로 가계 부채가 우려할 만한 수준에 달해 급격한 금리 인상이 가계와 금융 기관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금리 정책의 초점을 ‘경기 부양’보다 ‘주택시장 안정’에 두고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되, 경기 부양에는 규제 완화나 재정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다음 경기 확장기에 균형금리 수준까지 신속하게 금리를 올려 주택시장의 근본적 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정리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6-11-0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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