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빠된 도리/함혜리 국제부 부장급 기자

[길섶에서] 아빠된 도리/함혜리 국제부 부장급 기자

부장급 기자
입력 2006-11-06 00:00
수정 2006-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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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친하게 지내던 분을 만나 저녁을 함께 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댁이 어디세요?”로 옮겨 갔다. 그분은 최근 마포 집을 세 놓고 압구정동의 H아파트로 전세를 얻어 이사를 갔다고 했다. 입시생도 없는데 왜 옮겼느냐고 물었더니 “딸 때문에…”라고 한다.

그분의 딸이 대학에 다니는데 어느 날 심각한 표정으로 “아빠, 우리는 강남에서 살면 안돼요?”라고 물었다. 이유인즉, 미팅에 나가서 강북에 산다고 하면 영 알아주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강남에 사는 친구들은 애프터도 잘 들어온단다. 강남에 살아야 좋은 남자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우리 딸이 강북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당한다는데 아빠된 도리로 그냥 있을 수 없었다.”고 그분은 뒤늦게 강남으로 이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그분은 부인으로부터 한동안 시달림을 받아야 했다. 강남으로 이사가자고 10년 동안 졸라도 말을 안듣더니 딸이 가잔다고 단번에 마음을 돌렸다고….

함혜리 국제부 부장급 기자 lotus@seoul.co.kr

2006-11-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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