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공간] 청계천복원 1년/노수홍 연세대 교수·청계천살리기연구회장

[녹색공간] 청계천복원 1년/노수홍 연세대 교수·청계천살리기연구회장

입력 2006-10-09 00:00
수정 2006-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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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 1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있었다. 걷기대회, 각종 문화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가하였다. 지난 1년 동안 3200만 명이 청계천에 다녀갔다고 한다. 지난해 복원된 지 한 달 만에 300만 시민이 방문하였을 때 청계천 복원에 대한 시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대하여 우리 모두가 놀랐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었던 청계천을 전 국민이 호기심으로 구경삼아 왔을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 방문객이 줄어 들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그런 예측은 완전히 어긋났다.

청계천이 사람들을 끊임없이 모이게 하는 흡인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선 서울시의 체계적이고 다양한 홍보효과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서울문화재단이 계획하고 선정한 크고 작은 거리 공연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시민들이 청계천에 오면 항상 무언가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청계천의 흡인력은 다시 흐르는 물이다. 또 물과 함께 하는 생태계의 복원이다. 도심에서 사는 시민들이 자연 상태의 흐르는 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일 년에 몇 번이나 있을까? 특히 신발을 벗고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무리지어 떠다니는 피라미를 한가로이 즐길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여름 휴가철에 산과 계곡으로 흐르는 물을 찾아가는 도시인들이 주차장 같은 고속도로에서 고생을 한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다시 이런 고생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한 해가 지나면 같은 고생을 되풀이하면서 산과 계곡을 찾아 나선다. 도시인들이 살고 있는 회색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벗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이다. 주말마다 대도시 주변의 산과 골짜기마다 등산객들이 넘치는 것도 자연을 동경하는 우리의 본능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복원된 청계천에선 도심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잠깐 짬을 내어 자연의 소리를 가까이 들을 수 있다. 청계천의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밤늦게까지 젊은 연인들이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속삭이는 모습도 이미 익숙해진 풍경이다. 강남의 빌딩 숲속에서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보다 자연과 동화되는 청계천의 연인들이 한결 정감이 더 간다.

지난 월드컵 축구 중계 때 광통교 상류에서 많은 가족들과 연인들이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우리 축구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았다. 서울 도심에 새로운 문화가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10월 2일 서울역사발물관에서 청계천복원 1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주제는 청계천 복원에 따른 도시재생과 미래비전이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복원된 청계천이 국내외 도시재생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많은 도시들이 청계천을 벤치마킹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청계천 복원의 산파역을 한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이 기조연설을 하였다.

청계천복원이 체념한 국민들을 일깨워 자연이 생명에게 절대적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으며 복원된 청계천이 충분히 기폭제가 되었고 깃발이 되었다고 강조하였다. 영국 창의 클러스터의 사이먼 에번스 대표는 청계천복원이 부동산 가치, 교통개선, 공기의 질, 그리고 기타 환경적 혜택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 이익을 가져왔지만 소프트웨어적 성과가 더욱 중요하다고 하였다. 특히 청계천 주변의 옛 것과 새 것이 조화를 이루는 클러스터 발전을 통하여 서울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 것을 제안하였다.

필자는 연설을 마친 박경리 선생과 복원된 광통교 주변을 걸으며 무리지어 먹이를 찾는 피라미 떼를 보았다. 수초도 거의 없는 상류지점까지 피라미가 올라왔다는 사실에 놀라며 박경리 선생은 생명의 복원력은 우리의 상상력을 항상 뛰어 넘는다라고 말하였다. 아직 시멘트로 덮여 있는 청계천의 상류 지천인 중학천과 백운동천이 복원되어 피라미들이 상류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기를 바라며 청계천을 뒤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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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선정환 서울시의원 “학교도서관과 지역서점의 상생… 이용 권장을 실질적 구매로”

노수홍 연세대 교수·청계천살리기연구회장
2006-10-0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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