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이 미국에서 벌인 전시 작전통제권 조기환수 반대 활동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한·미 정상간에 이미 합의가 이뤄지고, 새달에는 국방당국 사이에 작통권 환수 일정이 확정될 예정이다. 이제와서 한국의 제1야당 의원단이 작통권 이양을 늦춰달라고 읍소하고 다니니까 미국측 인사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미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아예 만나주지 않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직들을 면담해 발언록을 옮기는 데 그쳤다. 다분히 국내정치용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그나마 전직들의 반응은 신통한 것이 없었다. 존 틸럴리, 로버트 리스카시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작통권 이양 후 연합전력 약화를 걱정하면서 “중요한 것은 이관시기가 아니라 이후 한국의 안보 문제”라고 말했다. 짐 리치 미 하원 동아태 소위원장은 “작통권 문제는 철저히 군사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통권 환수 후의 한국 안보태세 확보에 논의의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 조야에서 한국의 현 정권에 불만이 있는 인사들이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이를 후벼파서 얻을 이익이 무엇인가. 초당외교까지는 아니더라도 국익을 한번쯤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의원단 가운데 한 인사는 과거 중국에 조공하고 책봉받았던 사례를 거론했다고 한다. 지금 한·미 관계를 조공외교에 비교하는 것은 가당찮다. 한나라당은 작통권과 관련해 합리적 판단을 하길 바란다. 무조건 반대보다는 환수에 따른 안보불안을 메우는 대안 제시쪽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안보환경이 변하면 환수일정을 조절하는 보완책을 마련토록 정부에 촉구하는 방법도 있다.
2006-09-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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