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사이 ‘건강하게 잘 살자.’는 웰빙의 문화적 코드와 맞물려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즉 일과 삶의 균형(Work & Life Balance)을 중시하는 풍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는 일하기 좋은 직장(Great Workplace)의 필수조건으로 여겨지고 있을 뿐 아니라 조직의 성과 창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도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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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 삼성SDS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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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 삼성SDS 대표이사
더 나아가 이에 대한 세대간의 인식 차이가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분명 일과 삶의 균형을 잡는 문제는 사회적 이슈이자 우리 모두가 당면한 현실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 직장인들에게는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고 스스로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조직 내에서, 업무를 통해 벌어지는 일들간의 균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름하여 Work & Work Balance.
직장에서 하는 일의 양과 강도, 업무상의 갈등 그리고 회사 동료들과 부대끼며 받는 긴장감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균형 잡힌 삶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장과 가정생활을 균형있게 만드는 Work & Life Balance 문제보다 훨씬 더 우리 삶의 질을 좌우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Work & Work Balance는 우리가 하는 업무간의 균형, 업무 강도의 균형, 그리고 업무를 하는 사람들의 균형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불분명하고, 무작정 밤샘 작업을 하면서, 한 두 사람에 의지해서 일이 이루어진다면 진정한 의미의 균형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그렇다면 업무의 균형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여러분이 단위조직의 리더라면 먼저 담당하는 부서에서 꼭 해야 할 업무가 균형있게 배분되고 있는지, 그 양과 강도는 적절한지 살펴봐야 한다. 당장 좀 편하자고 몇몇 사람에게만 과중한 업무를 부여한다면 업무를 담당한 사람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의 성과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조직 구성원 전체의 실력을 끌어올려 업무를 균형있게 안배할 수 있는 역량은 당해연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큼이나 부서장에게 요구되는 또 하나의 자질이다. 만일 여러분이 중견간부라면 혼자서 고민만 하지 말고 모든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면서 과감하게 후배들에게 위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다 처리하지도 못하면서 위임하지도 않고 마냥 붙들고만 있다면 한 차원 높은 고민을 통한 스스로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반 사원들도 각자의 위치에 걸맞게 주어진 일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여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아무리 일을 균형있게 배분하고 싶어도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신뢰가 없다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와 함께 하는 일의 양이나 오래 근무한 시간이 아니라 얼마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조직에 의미있는 가치를 창출하였는가를 기준으로 스스로를 평가하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할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에서 “사회나 가족은 자신들을 유지하고 보존하려는 집단인 반면 (회사)조직은 안정파괴자로서의 속성을 지닌다.”라고 했다. 수시로 변하고 불안정한 속성을 지닌 회사라는 조직에서 균형을 이루고, 이를 통해 일과 삶의 조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인 삼성SDS 대표이사
2006-09-1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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