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교육부총리 교육관료로 해보자/박홍기 정치부 차장

[데스크시각] 교육부총리 교육관료로 해보자/박홍기 정치부 차장

입력 2006-08-23 00:00
수정 2006-08-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조각 때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임명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거명된 부총리 후보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노 대통령은 당시 사정을 설명하면서 ‘교육부총리의 임기를 자신의 임기와 같이하겠다.’고 공언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학부모 및 학생들을 비롯, 교육계에 신선한 기대로 다가왔다. 이유인 즉 ‘교육대통령’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김대중 정부에서는 무려 7번씩이나 부총리(장관)가 바뀌고,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교육정책을 경험한 탓이었다. 김영삼 정부 역시 5명의 교육 수장이 오르내렸던 터였다.

그렇다면 3년 6개월째에 접어든 참여정부의 집권 후반기, 노 대통령이 이끄는 교육부의 현주소는 어떤가. 안타깝게도 김대중 정부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솔직히 교육정책의 중요성만큼 부총리 임명에는 딱히 수고한 흔적이 적어 보인다. 특유의 인사 스타일로 채 검증되지 않은 부총리를 임명,‘5일 부총리’,‘17일 부총리’를 내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미 5명의 부총리가 교체됐다. 자칫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으로 끝날 참이다.

현재 6번째 장관을 찾는 데 애쓰고 있다. 김병준 전 부총리가 사퇴한 지도 2주일이 넘었지만 인선이 여의치 않은 듯싶다. 김 전 부총리로 인해 논문까지 뒤짐을 당해야 하는 등 임명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진 까닭에서다.

더욱이 교육 수장을 독차지하다시피 한 교수들이 입각을 꺼린다는 소식도 들린다. 광복 이후 49명의 부총리(장관) 중 3명 정도의 정치인을 제외하면 모두가 교수 출신이다. 지금껏 교육부 관료 출신은 단 한명도 없다. 그런데 몸을 사리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도덕적 검증을 통과하는 데 부담이 적잖은 것 같다. 또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덕망있는 ‘교수님’이 괜스레 부총리로 나섰다가 전직 부총리들처럼 꼴사납게 될 성싶어서다.

따지고 보면 교육부는 수장들의 교육정책 실험장이었다. 지나친 말이 아니다. 부총리(장관)들의 재직 기간은 평균 1년 2개월 남짓이다.1년이 멀다 하고 바뀌었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별다른 흠이 없음에도 경질했다. 업무를 파악, 알았다 싶으면 교체되는 형국이다.‘반쪽 장관’이라는 말도 괜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재임기간 중 실적을 내려는 ‘욕심’에 교육정책은 춤을 춰야 했고, 국민들은 불안해했다.

참여정부는 분명 집권 후반기에 들어섰다. 부총리를 외부에서 영입, 교육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바라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개혁은 힘들 것 같다.”는 노 대통령의 말마따나 새로운 교육정책을 내놓기보다 추진 중인 교육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슬러 나가야 한다. 대학구조개혁을 비롯해 교원평가제, 교장공모제,2008학년도 새 대입 등 굵직굵직한 교육정책을 현장에 제대로 착근시키는 데에 적잖은 혼란과 갈등이 내재돼 있는 상황이다.

노 대통령이 인정했듯, 교육부의 바람은 매우 세다. 교육정책은 간단치 않다. 정책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할뿐더러 찬반은 늘 가변적이다. 오죽하면 정치인이자 관료 출신인 김진표 전 부총리는 “교육부총리가 경제부총리보다 100배는 어렵다.”고 했겠는가. 되새겨볼 만한 말이다. 때문에 교육부총리의 자리를 허울 좋은 감투를 씌우는 식의 인사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국가의 장래와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다.

현재 교육정책의 내용이나 방향은 어느 선진국에 내놓아도 나무랄 데 없다. 문제는 실천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도 없는 현실이다. 초·중·고교·대학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부총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학계의 권위자만이, 대학 총장만이, 정치인만이 교육정책을 이끌 수 있다는 사고의 틀을 깨볼 만한 시점이다. 교육 전문가가 아닌 교육부의 정통 관료 출신들의 발탁도 한번쯤 고려해봄직하다.

박홍기 정치부 차장 hkpark@seoul.co.kr
2006-08-23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