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 영월/진경호 논설위원

[길섶에서] 아… 영월/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입력 2006-08-07 00:00
수정 2006-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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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손을 탔건만 아직도 동강은 수줍습니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을 봐왔다는데도 마냥 산 귀퉁이만 찾아 숨어 도는 그 낯가림은 등 지고 밭 매는 시골 아낙네 같습니다. 몇해 전 후배들과 느린 물살에 몸을 실었던 그 동강이 폭우로 큰 몸살을 앓았다고 합니다. 한번도 큰 소리를 내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조용하고 잔잔하던 동강이 불어난 물에 많이 놀랐나 봅니다. 영월·평창·정선 등 품어 안은 마을들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동강을 닮은 영월 분들이 떠올라 전화를 했습니다. 취재로 만나 마음 속 형님이 된 그 시골 변호사의 첫마디는 “허허 그렇지 뭐…”였습니다.“여긴 그래도 나아. 평창이 많이 다쳤지….” 번듯한 도시가 된 평창과 정선을 영월은 지금도 동생 보듯 합니다.30년 내리 인구가 줄어 4만명에 불과한 시골이지만 삼한시대부터 내려온 체통은 여전합니다.

광화문 앞 태평로 그 넓은 길가에 작은 현수막이 달랑 내걸렸습니다.‘올 여름 휴가는 영월로 오세요’ 땡볕인데도 현수막은 달달 떱니다. 동강은 아직도 수줍습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6-08-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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