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5공화국시절 빼닮은 총리간담회/최광숙 공공정책부 차장

[오늘의 눈] 5공화국시절 빼닮은 총리간담회/최광숙 공공정책부 차장

입력 2006-07-31 00:00
수정 2006-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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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언론 통제하는 5공 시절입니까?총리 공보수석은 자신을 ‘5공 수석’으로 착각하나 봐요.”

지난 27일 한명숙 총리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은 물론 총리실 직원들마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한마디씩 했다. 간담회장이 마치 5공(共)때 대통령의 기자회견장을 방불케 했기 때문이다. 간담회는 사전에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됐다.

질문은 미리 질문서를 낸 10명에게만 우선적으로 부여됐다. 총리실에 출입한 지 불과 3일밖에 안된 기자는 질문서를 미리 제출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한 채 참석했다. 도중에 질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직원을 통해 김석환 공보수석에게 전달했다. 이어 김 수석에게 직접 손짓으로 뜻을 다시 밝혔지만 외면당했다.‘각본’에 없는 질문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진행 중에 FTA와 관련해 추가 질문을 받았다. 김 수석의 행동으로 보아 ‘준비된’ 질문외에 얼마나 다른 질문이 가능한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총리가 챙겨야 할 국정 현안은 산적해 있고, 이때가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기자는 “FTA 질문은 아니고요.”라며 양해를 구하고 마이크를 잡았다.

그러자 대뜸 김 수석은 “그러면 질문권을 뺏겠습니다.‘룰’을 지켜주십시오. 사전 질문서를 낸 기자들의 순서가 끝나고, 혹시 시간이 되면 질문 기회를 주겠습니다.”며 말을 가로챘다. 순간 당황한 기자는 “사전에 질문서를 내야 하는지 몰랐다. 총리 일정이 바쁘고, 만나기도 어렵지 않으냐.”며 질문을 시도했으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우여곡절끝에 기자는 간담회가 끝나기 직전 겨우 질문을 했다.

이날 간담회는 과연 순서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질문을 막는 것이 ‘참여정부’의 언론관인지 궁금케 하는 자리였다. 김 수석에게는 총리실의 현안이었던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불법 농성이 장기화될 때 과연 그가 내세운 ‘법과 원칙’의 상징인 ‘룰’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는지 묻고 싶다.



최광숙 공공정책부 차장 bori@seoul.co.kr
2006-07-3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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