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선거 끝나기도 전에 집안싸움인가

[사설] 與, 선거 끝나기도 전에 집안싸움인가

입력 2006-05-29 00:00
수정 2006-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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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앞으로 다가온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행태가 참으로 가관이다. 선거가 한창 진행 중에 정동영 의장이 느닷없이 정계개편을 언급하며 당을 시끄럽게 하더니, 어제는 경남지사 후보에 출마한 김두관 최고위원이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지고 정 의장이 당을 떠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 집안싸움의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가장 민감한 문제인 당 정체성에 대해서도 언급, 앞으로 정계개편을 둘러싼 세력대결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읽게 했다.

요즘 열린우리당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일부 후보를 뺀 대부분의 당 관계자들은 전의를 상실한 듯하다.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단하며 선거 결과에는 관심이 없다는 투다. 그것보다는 선거 후에 있을 정계개편의 회오리에서 어떤 시나리오로 생존전략을 짤 것인지만을 궁리하는 것 같다. 이래서야 어찌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국민들과의 괴리만 더욱 커질 뿐이다.

이런 상황에까지 이른 그 중심에는 정 의장이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싹쓸이는 막아 주십시오.’라는 웃지 못할 읍소 이벤트를 주도하더니 선거전의 수장(首長)임에도 전열을 흐트러뜨리기에 충분한 정계개편 문제의 불씨를 댕긴 것도 정 의장이다. 물론 선거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 의장의 입장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나,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계파간 갈등을 촉발시킨 것은 잘못이다.

우리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계개편과 관련된 발언들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구나 이것이 여당의 집안싸움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갈수록 커지는 대내외의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열린우리당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실종된 정책 선거를 되살리려는 노력과 비록 지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겸허한 자세가 지금 열린우리당에 요구되는 과제다. 열린우리당의 대오각성, 특히 지도부의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촉구한다.

2006-05-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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