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모호한 정치 기사 제목들/김동률 KDI 초빙연구위원 저널리즘

[옴부즈맨 칼럼] 모호한 정치 기사 제목들/김동률 KDI 초빙연구위원 저널리즘

입력 2006-05-02 00:00
수정 2006-05-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오늘날 선거는 돈에 의해, 즉 부자들에 의해, 언론 장악을 통한 통제에 의해서만 승리한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시들어 가지만 선거운동원들은 그들만의 승리를 자축하며 축배를 들고 있다.” 2000년 11월7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민주주의의 본산국가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날린 직격탄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돈이라는 실탄이 없으면 선거를 치를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선거철만 오면 현금이 가득 찬 사과상자가 지면에 등장한다.

5·31 지방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문 정치면은 현금 사과박스에다 강풍, 오풍 등 선거 관련 기사가 넘친다. 본디 언론은 인간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과거에는 정치인을 파악하기 위해 유세장에 가야 했지만 이제는 신문을 뒤적이거나 인터넷을 통해 그들의 족적을 캐봐야 한다. 언론은 이제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구성원들에게 판단의 근거가 되는 밑그림을 제공해 준다.

한국의 경우 과거 부모가 담당했던 정치사회화 과정을 이제는 언론이 맡고 있다. 예전에는 박정희가 어떻고, 이승만이가 어떻고를 부모로부터 들었지만, 이제는 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강금실과 오세훈을 알게 된다. 그래서 언론을 ‘제2의 부모’라고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한국언론은 후보자들의 정치적 능력이나 정책보다는 신변잡기적인 보도에 열심이다.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시장직 수행과는 전혀 무관한 후보의 용모, 말솜씨, 심지어는 후보들이 선호하는 색깔 등등에 의미를 부여하고 커다란 지면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한주 동안 상당량의 선거관련 기사를 정치면에 내보냈다. 많은 경쟁지들에 비해 서울신문의 선거관련 기사는 크게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차분하고 비교적 냉정하다. 물리적으로도 나름대로 균형을 맞췄으며 무엇보다 자극적 제목이나 선동적인 내용으로 독자들을 현혹하려 들지 않아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자극적인 제목이 아니라고 해서 모호한 제목은 곤란하다.

서울신문의 지난 21일자 정치면 톱 기사의 제목은 “‘康,陳 쌍끌이카드 찾기’ 부심”,25일자 정치면 톱기사의 제목은 “與 ‘수도권 3중 정책공조’ 승부수”였다. 비록 부제가 달리긴 했지만 독자들의 눈을 끌기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하다. 사건기사와는 달리 딱 부러지게 달 수 없는 정치기사의 특별한 점을 이해한다 치더라도 제목을 보고 기사의 내용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제목에 등장한 단지 몇 개의 단어들은 독자로 하여금 전체 기사를 읽을 가치가 있는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뿐만 아니다. 적절한 제목은 검색을 자주하는 인터넷 사용자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킬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서울신문에 관심을 가질 개연성으로 연결된다. 편집부는 지면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을 맡고 있다. 그래서 편집국이라고 부르고 편집기자를 최초의 독자라며 의미를 부여한다.“보기좋은 떡, 먹기도 좋다.”는 말은 편집의 중요성을 비유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표현이다.

신문의 정치적인 영향력은 여전히 크고도 무섭다. 보통사람이 정치 현안을 평가하는 방향은 불행하게도 신문이 평가하는 방향과 대체로 일치한다. 신문 제목에 좋게 뽑히면 좋은 것으로 보이고, 나쁘게 뽑히면 나쁜 줄 안다. 물론 지식이나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신문에서 특정기사를 톱기사로 제목을 계속 뽑아대면 정말 중요한 줄로 알게 된다.

게다가 신문은 선거운동 등 실제적인 정치 행위에 대해서도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신문지면을 꼼꼼히 챙겨 읽어서 얻은 정보를 두고 친구들과 논쟁을 벌이게 되는 경우도 있고, 방송보다는 신문을 많이 접하는 사람일수록 주변의 친구나 동료들과 정치토론 등 정치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래서 최초의 독자, 편집기자의 손을 거쳐 등장하는 제목이 더욱 중요하다.

유정희 서울시의원, 학교 체육시설 개방 정책 논의 주도

서울특별시의회 유정희 의원(관악구 제4선거구·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지난 19일 서울시의회에서 ‘생활체육 활성화와 학교체육시설과의 연계성’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고, 학교 체육시설 개방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와 실행 해법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정태호 국회의원,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 이종환·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 성흠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이 축사를 했으며, 시의회·체육계·학교현장·학부모 대표 등 각 분야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발제를 맡은 문성철 광신방송예술고등학교 교장은 학교 체육시설 개방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장에서는 관리 부담과 안전 책임이 학교에 집중되는 구조가 가장 큰 장애 요인이라고 짚었다. 문 교장은 명확한 운영 기준과 전담 인력 지원, 재정적 뒷받침이 마련될 경우 학교와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개방 모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위성경 관악구의원은 도심형 자치구의 체육시설 부족 현실을 지적하며, 학교 체육시설이 주민 접근성이 가장 높은 공공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학교별·자치구별 개방률 격차 문제를 언급하며, 서울 차원의 표준 운영 모델
thumbnail - 유정희 서울시의원, 학교 체육시설 개방 정책 논의 주도

김동률 KDI 초빙연구위원 저널리즘
2006-05-02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