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중년의 대화/오풍연 논설위원

[길섶에서] 중년의 대화/오풍연 논설위원

오풍연 기자
입력 2006-04-04 00:00
수정 2006-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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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0에 가까운 중년 셋이서 만났다.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가정, 직장, 사회, 노후, 건강 문제 등 다양한 관심사가 오갔다. 그 중에서도 직장 및 향후 진로 얘기에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비슷한 처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A는 고시 출신으로 늘 선두를 달려온 인물이다. 그런데 중앙부처 국장급이 되면서 주춤거리고 있다. 너무 잘 나가다 보니 견제를 심하게 받은 탓이다. 그 자신이 유별나게 출세를 추구했던 것도 아니었다. 윗사람들이 중용한 결과 그렇게 됐다. 원망을 할 법도 한데 초연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몇 번이고 되뇌었다. 나머지 둘은 그런 그를 더욱 대견스러워했다.

사람은 ‘자리’가 말해준다고 한다. 의자의 크기에 따라 사람이 달라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자리를 탐하는 이유다. 그러나 조금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대기만성이 오히려 낫다. 출세가 빠르다고 손뼉칠 일이 아니다. 그런 결론에 다다르니 모두의 얼굴이 밝아졌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6-04-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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