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육아법의 허실/임태순 논설위원

[씨줄날줄] 육아법의 허실/임태순 논설위원

임태순 기자
입력 2006-04-01 00:00
수정 2006-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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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이들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바쁘다. 영어회화 테이프를 청취하고 모차르트 음악을 듣는다. 뇌는 임신 4개월부터 출산때까지 급속도로 분화한다고 한다. 영어 태교 프로그램은 이 시기 백지상태의 뇌를 가진 태아에게 영어를 들려주면 이중(二重) 언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정서적 기반이 마련된다는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차르트가 태교에 이용되는 것은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뇌의 작용이 촉진돼 머리가 좋아진다는 이른바 ‘모차르트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 교육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태교 프로그램이 증명된 것이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모차르트 효과 역시 기분이 좋아졌다는 정서적 효과 외에 지능이 향상됐다는 뒷받침은 없다고 한다.

자식을 잘 기르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들의 바람이자 종족보전을 해야 하는 생물들의 본능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태아교육 등을 포함한 육아교육의 비법이 전수돼 왔다. 우리 선조들은 임신하면 나쁜 것이나 소리를 보지도 듣지도 말라 했으며 음식도 예쁜 것을 먹으라고 했다. 또 한때는 어린이를 자율적이고 개성적으로 가르치라는 몬테소리교육이 유아교육의 바이블처럼 전해져 오기도 했다.

그러나 육아법에는 종종 모순되는 경우도 있다. 미국 학자 앤 헐버트는 ‘미국의 자녀 양육:전문가와 부모, 그리고 자녀 양육 조언의 1세기 역사’라는 책에서 자녀 양육 전문가들이 서로 상반되는 이론을 펼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예를 들면 독립심을 키우기 위해 어린 자녀를 혼자 재워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스킨십을 위해 부모 침대로 데려와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미국정부와 소아과학회가 해마다 6000여명의 아기가 영아돌연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me·SIDS)으로 사망하자 자녀를 똑바로 재울 것을 계몽하고 나섰다. 아이를 엎드려 재우면 심폐 기능이 강화되고 머리 모양이 예뻐진다는 종전의 육아이론을 뒤집는 것이다. 사실 유아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체를 유지, 보전하는 일일 것이다. 두뇌를 발달시키고 언어를 조기에 습득시키려는 것은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다. 과도한 기대와 비법보다는 애정과 사랑으로 자녀를 돌보는 것이 육아법의 왕도일 것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06-04-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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