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13차 이산가족 상봉을 취재하던 남측 취재단이 북측의 억지쓰기 때문에 취재를 중단하고 돌아오는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 취재단이 송고한 기사에 ‘납북자’와 ‘나포’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을 북측이 문제 삼아 취재·보도를 제지한 끝에 벌어진 결과다. 이 과정에서 지난 21일에는 남북 이산가족의 개별상봉이 7시간 지연됐고,22일에는 남으로 돌아오려던 고령의 상봉단 148명의 발이 10시간 동안 묶이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우리는 이번 사태에서 북측이 취한 납득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의 뜻을 밝힌다.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자유로운 취재 보장은 지난 1985년 이산가족 교환 방문 때 남북 당국이 서면으로 명시한 합의다. 이후 북측은 ‘납북자’ 같은 표현을 문제 삼지 않았으나 뒤늦게 지난해 11월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이번에 다시 트집을 잡고 나선 것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우리측 방송차량에 올라가 테이프를 강제로 빼앗는 등 물리력까지 행사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산가족 상봉 북측 단장은 “남측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하며, 이미 남측 단장이 서면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우리측이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유감을 나타낸 것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 남측에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남북화해 기류에 찬물을 끼얹는 퇴행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인도적 행사마저 정치적으로 재단하고, 엄연한 현실인 납북자의 실체마저 부정하는 북측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연민마저 느끼게 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로 향후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취재활동이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 당국의 엄정한 대응과 함께 남북의 보다 세심한 노력이 요구된다.
2006-03-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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