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신데렐라/임태순 논설위원

[길섶에서] 신데렐라/임태순 논설위원

임태순 기자
입력 2006-03-17 00:00
수정 2006-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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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간 아들이 엄마도 이젠 나만 보고 살지 말고 엄마 인생을 찾으라고 권했다. 이삿짐센터 영업을 하며 아들만 바라보며 살아온 어머니는 결국 맞선을 봤다. 아들도 결혼해 자신을 떠날 것이라는 생각에 노후를 함께 보낼 짝을 찾아 나선 것이다.

맞선장소에 나온 사람은 집 한채밖에 없다는 백수. 그런데 왠지 이 사람에게 끌렸다. 마땅한 벌이가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남자 먹여 살리는 게 팔자인 모양이라며 자위했다. 백수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업무도 보고 데이트도 했다. 분위기가 무르익던 어느날 두 사람은 강원도 산골로 갔다. 백수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자고 했기 때문이다. 꼬불꼬불 산길을 돌아 차가 멈춘 곳은 골재채취장.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사장님 오셨습니까?”하고 인사를 했다. 알고 보니 백수는 골재사업을 하는 사장님이었다. 그는 여러번 맞선을 봤지만 모두들 자신의 재산에만 관심이 있어 이번에는 그런 사실을 숨기고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아내가 들려준 신데렐라이야기다. 허구이건 현실이건 신데렐라가 되려면 최소한 마음씨는 곱게 써야 하는 것 같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06-03-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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