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담여담] 시누이와 생애최초주택자금/ 주현진 산업부 기자

[여담여담] 시누이와 생애최초주택자금/ 주현진 산업부 기자

입력 2006-03-11 00:00
수정 2006-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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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이가 서울 강남에 집을 샀다. 강남 집을 팔고 강북 집을 사서 수억원 손해를 봤다며 몇차례 분통을 터뜨린 뒤였다.

1997년 마포에서 2억원에 분양받은 아파트(32평형)를 최근 3억 7000만원에 급히 처분하고 강남 삼성동 아파트(40평형)를 9억원에 샀다. 분양받은 마포 아파트의 잔금을 치르기 위해 2000년 당시 송파구 오금동 아파트(32평형)를 2억 3500만원에 팔았는데 지금은 6억원이 넘게 거래된다. 그나마 최근 산 집도 지난 연말보다 수천만원 올랐으니 더 이상 미루면 손해라는 생각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8·31대책이 없었을 때에도 강남 집값은 계속 올랐다.8·31대책으로 달라진 점이라면 비인기지역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금천구 독산동 한신 35평형은 8월 말 2억 8000만원에서 올 들어 2억 7500만원이 됐다.

비인기지역은 오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억원 이하 주택 구입자를 상대로 빌려주는 생애최초주택구입대출은 불티나게 나간다. 빌릴 수 있는 사람의 소득 조건을 낮추고 금리도 올리는 등 원래 있던 근로자·서민주택구입대출보다 자격을 강화하고 혜택을 줄였지만 수요는 여전히 폭발적이다. 세차례에 걸쳐 2조여원이나 증액했지만 정부는 연말까지 이를 운용하기 위해 추경 예산도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양도세와 종부세가 본격 적용되는 하반기부터 비인기지역 집값이 더 빠질 것이라고 말한다. 강북 집값 하락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부터 이 대출을 운영했더라도 늦지 않았다는 얘기다. 전망대로라면 부자들은 비인기지역의 집을 팔아 손해를 피하고 있지만 서민들은 빚을 내 값이 더 내릴 집을 사고 있는지도 모른다.

생애최초 대출은 조건이 여러번 바뀌면서 이용자들이 수차례 골탕을 먹어 왔다. 서민들이 빚을 내 산 집값이 빠지기라도 하면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집값을 끌어내리겠다는 정부는 대책없는 생애최초의 무리한 운용으로 이제 집값이 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2억원에 사서 이제라도 3억원에 팔고 나간 시누이는 밑지는 장사를 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주현진 산업부 기자 jhj@seoul.co.kr
2006-03-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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