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이중주차/진경호 논설위원

[길섶에서] 이중주차/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입력 2006-03-02 00:00
수정 2006-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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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발생하는 ‘머피의 법칙’으로는 이중주차가 대표적일 것이다. 급할수록 이중주차된 차의 브레이크와 문은 잠겨 있고, 연락처가 없거나 전화를 받지 않으며, 그 운전자는 절대로 제때 오지 않는다 등이다. 엊그제 이 머피의 법칙에 걸렸다. 내 차를 가로막은 SUV의 큰 덩치를 발견하곤 설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꿈쩍도 않는 게 아닌가. 휴대전화로 여섯차례나 걸었지만 받지를 않았다.‘아니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콧김을 내뿜으며 10여분간 동동거리다 결국 죄 없는 옆 차 운전자에게 SOS를 쳤고, 잠시 후 간신히 차를 비켜 빼낼 수 있었다.

괘씸했다. 약속에 늦어 겪은 마음고생을 SUV운전자, 그는 알아야 했다. 어금니를 물고 휴대전화 자판을 띠띠띠띠 눌러댔다. 그러나 정작 휴대전화 화면엔 딴판의 글이 찍혔다.‘문을 잠그셔서 애를 먹었습니다. 다음엔 사이드를 풀어놓는 게 어떨까요.’ 성에 안 찼지만 급한 터에 이 점잖기 짝이 없는 문자메시지를 그냥 보냈다.1시간쯤 뒤 전화가 왔다. 그런데 공손하기 그지없는 여성의 목소리 아닌가. 사정설명과 함께 죄송하단 말을 거푸 쏟아냈다.“아뇨 괜찮습니다. 뭘 전화까지…하하하.”(어라 이게 아닌데…내가 왜 이러지?)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6-03-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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