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석연치않은 경찰청 차장 비서의 자살

[사설] 석연치않은 경찰청 차장 비서의 자살

입력 2006-01-23 00:00
수정 2006-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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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수행비서인 강희도 경위의 자살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석연치 않다. 최 차장이 ‘거물 브로커’ 윤상림 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있는 데다 강 경위마저 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강 경위는 유서에서 검찰에 대한 불만 외에는 뚜렷한 자살이유를 밝히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강 경위는 지난 21일 고향인 강원도 원주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다음날이다. 강 경위는 브로커 윤씨가 최 차장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 최 차장을 대신해 돈 심부름을 한 사람으로 지목받고 있다. 최 차장은 윤씨와의 돈거래 사실에 대해 친구 P씨를 통해 빌려줬다고 해명했다. 강 경위는 유서에서 “가끔 전화가 오긴 했지만 윤상림씨를 잘 모른다.”면서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최 차장의 친구 P씨에게 돈을 보냈다.”고 새로운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번 자살사건은 브로커 윤씨와 최 차장, 최 차장의 친구 P씨와 강 경위의 돈거래 외에도 수사권조정과 관련된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얽혀 있어 복잡하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일선 경찰에서는 “수사권 조정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검찰의 표적수사가 강 경위의 죽음을 불렀다.”면서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경찰이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는 것은 최 차장이 그동안 수사권 조정의 경찰측 실무역할을 맡아 왔던 데다 검찰이 윤씨 사건 수사에서 전직 검사장 등 검찰출신이 연루된 부분을 소홀히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윤상림 사건은 정치권, 법조계, 경찰, 재계 등 사회지도층이 얽히고설킨 비리사건이다. 따라서 검찰은 엄중수사를 통해 모든 사실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행여 윤씨 사건 수사를 검찰식구 보호 등 내부 인사 챙기기나 수사권조정과 관련한 지렛대로 활용해선 안 된다. 지금도 많은 국민들은 사회 유력인사들이 브로커 윤씨에게 왜 돈을 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도 수사권조정이란 선입견을 갖고 물타기를 시도해선 안 된다.

2006-01-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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