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늦둥이/한종태 논설위원

[길섶에서] 늦둥이/한종태 논설위원

한종태 기자
입력 2005-12-27 00:00
수정 2005-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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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언제 와. 보고 싶어.”마흔살 어스름에 본 늦둥이는 아빠의 퇴근 무렵이면 어김없이 전화를 건다.“곧 갈게. 지금 회사에서 나가고 있어.”밝은 목소리로 “아∼빠. 그럼 집에서 봐. 뽀뽀.”전화기에서 ‘쪽’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아빠 약속 있어.”라고 하면 아쉬움이 묻어 나온다.“그래∼. 술 조금만 먹어.”라고 점잖은 ‘훈수’까지 한다.

늦둥이와 통화는 정말로 하루동안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 버린다. 그래서 늦둥이를 얻으려는 것일까. 원래 부모의 자식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던가. 그토록 고대하고 힘겨운 진통 끝에 세상에 태어나 매일마다 살갑게 붙어 지내서 그러리라. 한데 늦둥이가 태어난 후 솔직히 첫째(아들), 둘째(딸)보다 더 내리사랑을 주는 것 같다. 그러지 않겠노라 몇번이나 맹세하면서도 천진난만한 녀석의 웃음에 그만 맹세는 허물어진다. 다행스럽게 아들과 딸도 아빠의 ‘불평등한’ 사랑을 이해하는 눈치다. 오히려 그 녀석들은 더 사족을 못 쓴다.“형이 좋아, 누나가 좋아?” 눈치 빠른 늦둥이는 “다 좋아.”다. 종종 엄마는 늦둥이가 우리 집에 온 후에 좋은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맞아. 아빠는 네가 태어나서 너무 행복하다. 늦둥아!엄마, 아빠랑 오래오래 살자.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2005-12-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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