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시작된 청계천 열풍, 열기가 연말이 돼도 식을 줄 모른다.
개장 57일만에 청계천 방문자가 서울시 인구에 해당하는 1000만명을 넘어서더니 엄동설한인 요즘에도 많은 사람들이 청계천을 찾고 있다. 또 미술대전, 해외비엔날레 등 각종 국내외 상을 수상하더니 급기야는 올해의 최대 히트상품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2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05년 히트상품 선정결과에 따르면 도심속에 자연을 복원한 청계천이 연령, 직업에 관계없이 응답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연구소는 청계천을 이종격투기 K-1(5위), 카트라이더(7위)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새로운 재미를 통해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도시인을 위한 생활형 휴식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 대박을 터뜨리는 기폭제가 된 것이다.
청계천은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그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아침 점심 저녁 조깅이나 산책장소, 데이트장소로 수시로 얼굴을 바꾸고 있으며 인근의 대형 서점과 결합돼 책을 사고 한번 들르는 도심 나들이 코스로도 부상하고 있다. 이런 시너지 효과는 이제 시작이다. 청계천은 앞으로 더 많은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낳게 될 것이다.
청계천 신드롬에 힘입어 이명박 서울시장의 인기가 치솟자 차기 시장을 노리는 후보자들이 제2, 제3의 청계천을 찾느라 혈안이 돼 있다고 한다. 가시적인 대토목공사만큼 유권자의 눈길을 끄는 사업도 없기 때문이다. 강남 재개발 아파트 고층화가 거론되고 한나라당내 잠재적 서울시장 후보자들은 입을 모아 한강 대개발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IT기술을 자랑하는 정보화 국가에서 토목공사에 목매는 것은 아이로니컬하고 시대착오적인 일이다. 청계천 복원도 따지고 보면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적중한 일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청계천 성공의 열쇠는 고가도로를 해체하고 다리를 건설한 자체가 아니다. 대화와 현장견학 등을 통해 이해당사자인 주변 상인들을 설득하고 회의적인 시민들의 여론을 호의적으로 돌릴 수 있었던 데에 힘 입었음을 알아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개장 57일만에 청계천 방문자가 서울시 인구에 해당하는 1000만명을 넘어서더니 엄동설한인 요즘에도 많은 사람들이 청계천을 찾고 있다. 또 미술대전, 해외비엔날레 등 각종 국내외 상을 수상하더니 급기야는 올해의 최대 히트상품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2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05년 히트상품 선정결과에 따르면 도심속에 자연을 복원한 청계천이 연령, 직업에 관계없이 응답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연구소는 청계천을 이종격투기 K-1(5위), 카트라이더(7위)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새로운 재미를 통해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도시인을 위한 생활형 휴식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 대박을 터뜨리는 기폭제가 된 것이다.
청계천은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그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아침 점심 저녁 조깅이나 산책장소, 데이트장소로 수시로 얼굴을 바꾸고 있으며 인근의 대형 서점과 결합돼 책을 사고 한번 들르는 도심 나들이 코스로도 부상하고 있다. 이런 시너지 효과는 이제 시작이다. 청계천은 앞으로 더 많은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낳게 될 것이다.
청계천 신드롬에 힘입어 이명박 서울시장의 인기가 치솟자 차기 시장을 노리는 후보자들이 제2, 제3의 청계천을 찾느라 혈안이 돼 있다고 한다. 가시적인 대토목공사만큼 유권자의 눈길을 끄는 사업도 없기 때문이다. 강남 재개발 아파트 고층화가 거론되고 한나라당내 잠재적 서울시장 후보자들은 입을 모아 한강 대개발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IT기술을 자랑하는 정보화 국가에서 토목공사에 목매는 것은 아이로니컬하고 시대착오적인 일이다. 청계천 복원도 따지고 보면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적중한 일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청계천 성공의 열쇠는 고가도로를 해체하고 다리를 건설한 자체가 아니다. 대화와 현장견학 등을 통해 이해당사자인 주변 상인들을 설득하고 회의적인 시민들의 여론을 호의적으로 돌릴 수 있었던 데에 힘 입었음을 알아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05-12-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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