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반부패 정책 고삐 더 당겨야/김덕만 국가청렴위원회 공보관

[발언대] 반부패 정책 고삐 더 당겨야/김덕만 국가청렴위원회 공보관

입력 2005-12-20 00:00
수정 2005-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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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정한 세계반부패의 날인 지난 9일 정부가 325개 공공기관의 청렴도 측정결과를 발표했다. 대민 업무 비중이 높은 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공직자가 부패 행위를 하지 않고 얼마나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했는지를 나타내는 ‘국가청렴도지수’라고 할 수 있다.

조사 대상 행정기관의 청렴도는 10점 만점에 8.68로 전년 대비 0.30포인트 상승했다. 조사 내용 중 금품 및 향응 제공률도 1.5%에서 0.9%로 감소했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어떨지 모르지만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공직자가 1000명 당 15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부처별로는 단속 및 규제업무를 다루는 이른바 ‘끗발’있는 교육부 검찰청 국세청 해양경찰청 등이 청렴도 하위권에 맴돌았다.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법제처 중소기업청 국가보훈처 정보통신부 등이 우수 기관에 포함됐다. 종합청렴도는 미흡하지만 모든 기관이 부패근절 노력을 부단히 전개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국제사회도 올해 한국의 청렴 순위가 개선됐음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 10월에 반부패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한국의 청렴도는 159개국 중 40위(5.0점)였다. 전년도 47위보다 7단계 나아졌다.10점 만점에 5.0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부패와 청렴의 한계를 측정하는 중간이라고 할 수 있다.TI 집계는 최근 3년치를 평균한 것으로,99년에 3.8을 기록한 이후 줄곧 개선돼 오고 있다. 이로 미뤄보면 내년에는 2004년치(4.5)와 2005년치(5.0)에다 2006년 측정분을 합하면 이변이 없는 한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지난 달 부산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자격으로 반부패선언문 초안을 주도적으로 작성해 합의를 도출해 냈다. 국가청렴위원회(옛 부패방지위원회)가 주도한 선언문에서 회원국들은 부패공무원과 부패자금에 대한 도피처 제공을 금지하고, 부패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경험을 공유키로 했다. 또 반부패선언문에 서명한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들도 부패가 경제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적하고 보다 높은 윤리 의식을 가지고 경영에 나서기로 다짐했다.

이같이 APEC회의에서 핵심 의제로 반부패선언문을 채택케 유도함으로써 한국의 부패 근절 의지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인정받은 결과를 낳았다.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완해야 할 점도 많이 드러났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국내적으로 항상 비리 온상으로 낙인찍힌 건설공사 부문을 비롯해 지도단속 주택인허가 학교납품계약 부문 등에서는 여전히 청렴도가 낮게 나타나 국가청렴도 지수 전체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관련 업무를 집행하는 기관들은 분발해야 하겠다. 스스로 구조적인 부패 고리를 진단해 신상필벌 강화, 법령정비 등의 조치를 전개해야 한다.

국제적으로는 APEC부산회의에서 다국적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듯이 기업 환경의 투명성을 높이고 부패유발 요소를 안고 있는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청렴해지려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좀 더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전개하게 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향상된 국가청렴지수가 나올 것이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공직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김덕만 국가청렴위원회 공보관
2005-12-2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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