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1-4-2-1전략’/진경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1-4-2-1전략’/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입력 2005-12-13 00:00
수정 2005-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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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1전략’. 독일 월드컵에 임하는 비장의 축구 포메이션이냐고? 차라리 그럼 좋으련만 그렇지가 않다. 경찰국가 미국의 안보전략이다. 미국 본토를 수호하고(1), 유럽·동북아·동남아·중동 등 4개 주요지역에서의 적대행위를 막는 한편(4), 동시에 벌어지는 2개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2), 특히 이 가운데 한 곳은 정부 전복을 포함한 결정적 승리를 거둘(1) 군사력을 유지한다는 개념이다.9·11테러 이후 마련된 이 전략을 2003년 3월 처음 적용받은, 운 나쁜(?) 나라가 이라크이다. 이라크의 도발이 없었는데 먼저 쳐들어가고, 이를 통해 후세인 정권을 몰아낸 것이다.

잠재적 위협을 찾아내 그 싹을 미리 잘라낸다는, 부시 미 행정부의 이른바 이 ‘뉴롤백(new rollback)정책’은 알려진 대로 ‘선제공격’과 ‘체제전복’을 핵심으로 한다. 이는 과거 걸프전에서처럼, 받은 공격만큼 되돌려주는 식의 기존 안보전략과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테러 등 안보위협이 될 만한 국가나 세력은 직접 찾아가 쳐부수고, 덜 위협적인 정권을 세운다는 개념이다.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가능성마저 없애려면 잠재적 안보위협을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는 말로 그 당위성을 설명한다. 본궤도에 오른 주한미군 감축을 비롯한 미군 재배치나 미·일 신안보구상 등도 이 전략을 바탕에 깔고 있다. 통상전력과 상위개념의 핵 전력을 통합 운용함으로써,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한층 높여 놓은 미국의 핵 운용구상도 여기에 포함된다.

2001년 10월 4개년 국방전략보고서(QDR)에서 제시된 이 전략을 미 행정부가 내년 이후에도 유지할 방침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엊그제 보도했다.‘2개 전쟁 동시수행’ 전략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지던 것과는 다소 다른 내용이다. 한반도로서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2개의 전쟁’이 겨냥한 나라가 사실상 이란과 북한이기 때문이다.

오는 15일 이라크에서 총선이 실시된다. 새 의회가 구성되고, 정권이 안정을 찾는 속도에 맞춰 미군도 철수할 전망이다. 그러곤 다음 목표를 찾을 것이다. 북한은 생각보다 대화의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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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5-12-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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