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학교 통폐합,교사증원이 해결책/장세진 전주공고 교사

[발언대] 학교 통폐합,교사증원이 해결책/장세진 전주공고 교사

입력 2005-11-25 00:00
수정 2005-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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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는 현재 농어촌 지역 학교의 절반에 가까운 1976곳을 내년부터 4년 동안 모두 통·폐합하기로 했다. 학생이 질 좋은 수업을 받기 힘들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교육부의 농어촌학교 통·폐합 대책은, 진단은 정확한데 접근 방법이 틀렸다고 본다. 교육이나 문화 등 경제논리로만 풀어갈 수 없는 문제들을 획일적으로 재단하려는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망령이 너울거리고 있음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아주 농어촌의 씨를 말리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소지가 다분한 교육부의 ‘대책’이 시행되면 농어촌 공동화현상의 가속화로 이어지고, 지역 균형발전은커녕 ‘노인촌’이나 ‘폐허의 유령마을’로 전락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하숙비 지원 등 내놓은 방안이라는 것도 자던 소가 웃을 정도다. 가령 어느 학부모가 초등학생 자녀를 하숙시키려 하겠는가.“하숙을 시키느니 이참에…”하고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어쩌면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땅을 떠나게 될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 추진해온 ‘돌아오는 농촌’은커녕, 교육부가 이농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해결방안은 의의로 간단해 보인다. 교육청 지원금이나 통·폐합 학교 학생지원 등에 투입될 돈으로 교사 수를 늘리면 된다. 교사 수를 늘리면 현재 턱없이 못 미치는 법정 정원율 상향효과와 함께 복식수업이며 ‘상치교사’(전공 아닌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도 해소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대도시의 많은 학급정원을 15∼20명 정도로 줄여 선진국형 교실이 되게 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마당에 농어촌의 적은 학생은 얼마나 좋은 계기인가. 정녕 교사 1인당 학생 수 감축이야말로 질 높은 수업의 열쇠라는 걸 모른단 말인가.

무엇보다도 교육부의 ‘대책’은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가 경제논리에 휘둘려 침해된다는 근본적인 문제에 노출돼 있다. 일제 침략기 때도 아니고 통·폐합으로 인해 산을 하나 넘어 통학해야 하는 초등학생이 생긴다면 대한민국이 선진국을 지향하는, 제대로 된 국가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장세진 전주공고 교사
2005-11-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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