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의 잇단 필요성 강조로 호남고속철 조기착공 문제가 정국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즉각 환영하고 나선 반면 한나라당은 대선용 선심정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서도 호남민심을 의식해 어중간한 자세를 보이는 듯하다. 우리는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막대한 사업규모와 적자에 허덕이는 경부고속철의 선례를 감안할 때 경제성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안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호남고속철 조기 건설이 호남의 숙원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가 잡은 2008년 착공 목표를 2006년으로 앞당겨 달라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그동안 난색을 보여 왔다. 무엇보다 수익성 때문이다. 경부고속철만 하더라도 지난해 5802억원의 이용수입을 기록해, 목표액 1조 2710억원의 45.6%에 그쳤다. 하루평균 이용객 수도 6만 1000명으로, 지난해 예측한 11만 6000명의 52.4%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이 총리마저도 지난 1월 “경부고속철의 연간적자가 수천억원인데 호남고속철이 생기면 적자는 국민세금으로 메워야 한다.”고 고개를 저었던 것이다.
그러던 이 총리가 엊그제는 “새만금과 S프로젝트, 혁신도시 등 수요가 많아졌다.”며 조기착공의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들 국정과제들은 정부가 줄곧 추진해 온 사안들인 것이다. 호남고속철 조기 건설에만 매달리다 국가재정이 악화되고, 다른 국책사업에 주름이 가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 전체가 입게 되고 국가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방향을 정하기에 앞서 타당성부터 다시 한번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다.
2005-11-14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