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럼즈펠드 방한기/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럼즈펠드 방한기/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입력 2005-10-24 00:00
수정 2005-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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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과 일행이 중국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날 저녁 리셉션에 참석했다(10월20일). 윤광웅 국방장관에 이어 축사를 한 럼즈펠드 장관은 한국에서 지금까지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그것은 동맹(alliance)이라는 것이다.

한·미양국은 13개항에 이르는 공동성명을 채택함으로써 한·미동맹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확인하였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었던 한·미간의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에 대해 ‘적절히 가속화한다(appropriately accelerate)’는 데 동의하였다.

럼즈펠드 장관은 한국이 자국 방위를 위해서 더욱 많은 역할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면서 이에 따라 지휘관계가 자연스럽게 조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국간에 민감하게 여겨졌던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순조롭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을 계기로 한·미동맹은 보다 성숙한 단계로 발전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한·미동맹은 ‘비대칭적(asymmetrical)’관계에서 ‘대칭적(symmetrical)’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국의 자주국방이 논의되어 왔다. 이번에 미국이 자주 국방을 핵심으로 하는 한국의 국방개혁을 이해하고 지원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향후 미국측과의 사전협의 부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미행정부 내에서 대표적인 ‘매파’로 통하는 럼즈펠드 장관이 남북간의 화해·협력 노력과 6자회담의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한·미동맹 관계의 심화된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반면 한국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움직임과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일부 시각에 대한 질문에 럼즈펠드 장관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한국이 자유를 얻기까지 많은 미국인이 목숨을 바친 희생을 해왔고 한·미동맹관계는 한반도의 불안정요소를 제거함으로써 경제발전에 이바지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는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 필요성과 미국의 대 한반도 방위공약의 공고함을 재확인하였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주한미군 추가감축설과 주한미군 사령부의 후방 이전설에 대해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일행이 한국을 떠나는 날,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북한을 겨냥한 모든 작전계획을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10월22일). 한국의 국정감사에서 한 야당 의원이 언급한 ‘작전계획 5027-04’가 알려진 만큼 북한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미국의 공약의 진실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버리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보장은 이뤄질 수 없으며 북한은 오히려 ‘전쟁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그렇지만 북한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다음 달 초에 열릴 예정인 5차 6자회담에 무조건 참석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북한핵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있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핵문제해결을 위한 민족공조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중국과의 군사교류 정례화를 위해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럼즈펠드 장관은 중국의 군사능력과 전략적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함으로써 한국은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북·미관계 개선을 원하는 북한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이 신뢰하지 않게 된다면 한국은 주변국이나 북한의 신뢰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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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해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2005-10-2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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