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중년 출입금지/이상일 논설위원

[길섶에서] 중년 출입금지/이상일 논설위원

이상일 기자
입력 2005-08-31 00:00
수정 2005-08-3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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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기관 지점장이 술을 한잔 마시고 이른바 ‘부킹’하는 바에 갔다. 그는 부킹장소에서 웨이터로부터 눈총을 받는 등 ‘찬밥대접’을 받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나이들었음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그때까지만 해도 ‘마음만은 젊게 살자.’고 다짐하며 그렇게 행동해 왔지만 주위에서 그렇게 봐주지 않으며 자신이 50대 나이라는 현실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철없는 짓을 한 후 그는 비로소 중년에게도 출입금지 지역이 있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사실 청소년이 성년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출입금지선이 분명하게 그어져 있다. 술집도 가서는 안 되고 다방과 심지어 무도장도 출입이 안 된다. 영화관도 18세 이상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 성인들은 아무런 금지영역이 없으며 모든 곳에 출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나이가 지긋이 들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 생긴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사실 이미 대학가에는 나이든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는 음식점과 주점과 바가 있다고 하지 않던가. 명확하게 ‘출입금지’는 아니더라도 들어가서 눈치를 받거나 푸대접을 받는 곳이 중년의 출입금지구역이다. 나이들었음을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실감하는 것일까.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2005-08-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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