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를 퇴직한 한 전직 샐러리맨은 먹고 살 길이 막연하다고 하소연했다.“음식점이나 빵집, 구멍가게 어느 것이든 하나 차리려고 찾아봐도 혼자 창업해 성공하기는 어렵다.”며 그 이유로 “대기업들이 모두 직영이나 프랜차이즈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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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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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논설위원
실제 주위를 둘러보면 그의 하소연이 엄살만은 아니다. 신라명과, 파리바게트 등 제과점은 대기업들의 프랜차이즈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아주 탁월한 제빵 기술자가 아니면 맛도 좋고 제품도 다양한 데다 휴대전화 회사와 연결해 보너스 포인트로 값을 깎아주는 대기업 빵집을 당해낼 수 없다.
음식점은 대기업의 입김이 더 세다.CJ그룹의 스카이락과 VIPS, 롯데그룹의 TGI, 오리온그룹의 베니건스 등 패밀리 레스토랑 수백개 지점은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대기업들이 본사 직원으로 직접 경영한다.
외식산업 기업들은 커피점 등 다른 장사도 한다. 외국의 노하우를 들여와 대규모로 영업하는데 그 옆의 가족단위로 운영하는 영세 식당이 이길 재주가 있겠는가. 동네의 구멍가게를 패밀리마트 등 재벌기업의 편의점이 밀어낸 지도 오래됐다.
요즘에는 대형할인점의 영업시간 제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대형할인점의 폐점 시간을 밤 10시 이전으로 앞당기고 여러 차례 어기면 등록 취소하겠다는 입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네 구멍가게들이 찬성하는 반면 대형할인점 등은 ‘시장원리 훼손’이라며 반발한다. 대형할인점 영업시간 논란은 자영업자 대책 논쟁의 2라운드에 해당한다. 두 달여 전 정부가 자영업자의 과잉 난립을 막기 위해 미장원의 자격증 도입 등을 거론해 논쟁에 불을 댕겼었다.
물론 경쟁력이 취약한 자영업자는 밀리고 도태되는 추세다. 외국인이 놀랄 정도로 한국에는 자영업자가 과잉 난립해 있다. 경기침체에다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 등 구매패턴의 변화 탓에 자영업자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시대 변화와 약육강식 탓으로 돌리기에는 정부와 대기업의 역할에 반성할 점이 적지 않다.
할인점이 밤새 영업을 해서 동네 구멍가게를 고사시키는 것이 잘하는 일인지 의문이다.
대기업은 돈만 남으면 어떤 장사든 해도 좋은 것인가. 대기업이 외국 브랜드를 들여와 영세업자를 밀어내는 모습은 한심하다.
과거에는 두부나 국수 등의 제조업은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대기업 진입이 규제됐었다. 이런 제조업 진입 규제는 내년 말까지 거의 풀리게 돼 있다. 서비스업종에는 그런 중소기업 보호장치도 없다. 빵집, 음식점, 구멍가게에서도 모두 대기업들이 판치는 것이다.
소매시장의 대외개방 후 10년간 외국 할인점에 대항해 국내 유통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됐다. 그러나 요즘 대형 할인점은 하루 24시간 영업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기업 등쌀에 자영업자들이 줄도산하고 지역 경제가 무너지는 외국 예를 답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 재벌 2,3세들은 동네 자영업자들의 밥줄을 위협하지 말고 세계로 향했던 창업자의 기상을 본받아야 한다. 직영을 풀어 프랜차이즈로 전환하고 적어도 24시간 영업은 자제하길 권한다. 정부는 미장원 자격제에서 후퇴한 후 제과점 등에서 또다른 진입규제를 마련할 엉뚱한 생각보다 자영업자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유럽에서 할인점의 입지 규제가 결국 해외 진출을 독려한 결과를 낳은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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