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인디와 언더/진경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인디와 언더/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입력 2005-08-02 00:00
수정 2005-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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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클련’이라는, 좀 듣기 거북한 말이 1997년 봄 홍대 앞에 등장했다.‘개방적인 클럽연대’의 준말로, 문화운동가 안이영노씨 등 몇몇 음악인들과 홍대 앞 인디클럽 주인들이 만든 모임이자 운동이다. 개클련이 결성되면서 신촌 기차역 앞 광장이나 홍대 앞 이런저런 클럽에선 연일 인디밴드들의 라이브공연이 펼쳐졌고, 빠른 속도로 젊은이들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클럽 ‘드럭’‘재머스’ 등이 인디의 메카로 떠오른 것도 이 무렵이다. 노래방에서 목 터져라 부르다 이내 가슴까지 뚫리는 노래 ‘말 달리자’의 주인공 크라잉넛도 이즈음 공연장을 기웃거렸다.

‘인디뮤직’‘인디밴드’는 알려진 대로 영어 ‘Independent’에서 따온 말이다.‘독립적인 음악’과 이를 추구하는 그룹을 뜻한다. 저항 실험 젊음 열정 미완 등이 이들의 키워드다. 많은 인디음악들이 기성세대와 사회질서, 그리고 대자본을 앞세운 상업음악에 적극 반항한다. 그만큼 표현도 거칠고 노골적이다. 욕설로 범벅이 된 가사도 많다. 엊그제 생방송 성기노출로 ‘대형사고’를 친 카우치 역시 ‘Pogo till we fuckin die’에서 ‘…우리는 완벽한 개쓰레기들, 저주받은 자식들’이라고 외친다. 저항이 바탕이라 이들은 프로야구의 마이너리거와 다르다. 애당초 메이저(상업음악)로 진출할 생각이 없는 것이다.

카우치의 사고가 의도된 것인지, 마약 때문인지, 치기 때문인지 알 길이 없다. 워낙 튀는 세상이려니 하고 무관심으로 넘길 수도 있겠고 서울시처럼 현장단속 의지를 불태우는 측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다만 카우치는 국내 500여개 인디밴드들 중 하나에 불과하고, 이들이 바지를 벗었다고 ‘인디뮤직=음란’의 등식이 성립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만은 짚고 싶다. 이번 일로 홍대 앞 인디클럽들이 울상이라는데 내기를 한다면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쪽에 걸겠다. 엿보기 심리를 기대하는 바도 있지만 ‘다름’에 대해 그만큼 우리 사회가 넉넉해지고 있다는 믿음에서다. 인디뮤지션들에겐 “실험을 앞세워 실력 이상을 보이려는 건 진기함을 자랑하는 것에 불과하고, 곧 사라진다.”는 핑크플로이드의 기타리스트 데이빗 길모어의 말을 전한다. 인디는 사회에서 뒤처져 볼멘소리만 쏟아내는 아웃사이더, 언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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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5-08-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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