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칼럼] 연정론과 재외동포법/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옴부즈맨칼럼] 연정론과 재외동포법/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입력 2005-07-12 00:00
수정 2005-07-1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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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는 노무현 대통령이 제기한 ‘연정론’을 놓고 크게 술렁거렸다.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와 관련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연정(연합정부)론은 향후 정치구도의 개편과 연계된 사안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

연정 논란의 불씨를 댕긴 것은 7월4일 서울신문이 1면에 단독으로 보도한 ‘노 대통령, 연정이라도 해야’라는 기사였다. 발빠른 취재와 대통령의 발언에서 쟁점을 끌어내 공론화시킨 점이 돋보인 보도였다. 이후 서울신문은 연정론에 대한 후속 기사를 연속으로 내보냄으로써 관련보도를 주도했다. 대통령의 연정에 대한 과거 발언에서부터 여야의 반응과 대응, 그리고 향후 시나리오까지 심층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지나친 추론에 근거한 기사는 단독보도의 빛을 가리는 옥의 티였다. 대통령의 발언이고,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할지라도 향후 진행될 연정의 시나리오까지 보도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서울신문은 ‘의회해산’ 과 ‘내각제’(7월6일자)의 진행가능성과 ‘차기 대권 주자의 반응’(7월7일자)까지 보도했다.

7월5일자 ‘정책공조→소연정·대연정→내각제 개헌’이라는 기사에서는 노 대통령의 장단기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기사에는 “거의 없는 것 같다.”,“갖고 있었던 것 같다.”,“가능성도 없지 않다.”,“소지도 안고 있다.”와 같은 추측성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사실에 근거한 취재를 통해 후속보도를 이끌어 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정론과 비교되는 보도가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던 ‘재외동포법’에 관한 기사이다.‘재외동포법’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발의하여 부결된 법안이다. 이 법안의 정식 명칭은 ‘재외 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이다. 서울신문 6월30일자의 보도에 따르면 이 법안은 “이중국적인 남성이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면 재외동포의 자격과 혜택을 박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인터넷에서는 네티즌들간에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텔레비전에서는 이 문제를 뉴스뿐만 아니라 시사다큐와 시사토론회를 통해 심층적으로 다룰 정도로 반향이 컸다.

그러나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법안이 어떤 취지에서 발의되었고, 무슨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알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네티즌들간에는 이 법안의 내용과 효과에 대해 논쟁이 분분하였다. 텔레비전 토론에서는 출연자들간에 법안의 해석을 둘러싸고 논쟁이 오가기도 했다.

혼란의 일차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와 관계없이 신문들은 이 법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신문의 보도내용은 법안이 부결되었고, 이를 둘러싸고 의원들간의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지면을 통한 해설과 심층 보도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서울신문에서는 이 사안과 관련,‘국적포기 단죄 수포로, 재외동포법안 부결’(6월30일자),‘여, 재외 동포법 부결 후폭풍’(7월1일자),‘재외동포법 대안 싸고 논란’(7월2일자) 등의 기사를 게재했다. 하지만 이들 기사 중 어디에도 재외동포법이 어떤 법안이고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재외동포법은 국민들의 관심사인 병역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그런데도 보도내용은 정치권의 행위와 갈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법안 부결과 관련한 정치권의 동향을 주로 보도했다. 따라서 신문보도만으로는 왜 재외동포법이 문제가 되는지, 그리고 그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없었다.

주요 사건에 대한 해설과 예측을 통해 독자들에게 사건의 진행에 대응하도록 하는 것은 신문의 중요한 역할이다. 사건의 핵심 쟁점과 주요 의제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독자를 위해서는 사실에 근거하여 사건을 보도하고 예측해야 한다.

신문의 저널리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반면 인터넷 저널리즘과 영상저널리즘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사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절제된 해설은 신문이 다른 매체에 대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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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 교수
2005-07-1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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