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고무장화/이목희 논설위원

[길섶에서] 고무장화/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5-07-08 00:00
수정 2005-07-0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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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좀 비싼 신발을 신었던 적이 있다. 바닥이 송아지 가죽이었다. 카펫 위를 사뿐사뿐 걸을 때는 발이 무척 편하고, 폼이 났다. 하지만 아스팔트 길을 만나면 신바닥이 닿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다. 특히 비오는 날에는 젬병이었다.“취재기자에게는 맞지 않는 신발이구나.”라는 생각에 고무바닥을 덧대는 촌스러움을 감수했다.

운동을 겸해 요즘 지하철을 애용하는 편이다. 역까지 걸어 가고,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운동이 꽤 된다. 그런데 고무바닥임에도 구두가 왠지 불편하다. 비가 퍼붓는 날은 더 문제다. 구두가 축축해지는 것은 둘째치고, 우산을 써도 바짓단이 흠뻑 젖을 때가 있다. 바짓단을 걷자니 코미디프로의 영구같이 될 것 같고, 고무장화를 신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 것 같고….

최근 북한에서 패션장화가 유행이라고 한다. 우리도 1960,70년대에는 장화가 호사의 하나였다. 장화를 신고 물웅덩이에서 철벅거리면 아이들이 둘러서서 부러워했다. 혹시 해서 신발장을 뒤져봤지만 어른 것은 물론, 아이용 장화도 없었다. 있어도 신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서야 장화를 자랑스러워하는 북한 사람들이 문득 부러워졌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5-07-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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