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뛰는 여학생/이목희 논설위원

[길섶에서] 뛰는 여학생/이목희 논설위원

입력 2005-04-28 00:00
수정 2005-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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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출근길을 두 아들과 함께하고 있다. 먼저 집을 나가 차에서 아들을 기다렸다가 출발한다.20여분간 출근하거나 등교하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나름의 재미가 있다. 그 시간 동안 여학생이 3∼4명, 남학생이 4∼5명 지나간다.

여학생들은 모두 종종걸음으로 달려간다. 머리를 감았으나 제대로 말리지 못해 측은해 보이기도 한다. 남학생들은 한결같이 느긋한 걸음걸이다. 차안에 앉아있는 나에게 꾸벅 인사를 하는 녀석도 있다. 처음에는 여학생이 머리를 감고, 꾸미는데 남학생보다 시간을 뺏겨 뛰어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이유 때문은 아닌 듯했다. 남녀 공학 중·고교의 경우 상위권을 여학생이 휩쓴다고 한다. 등굣길부터 여학생쪽이 공세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았다.

“일류요리사, 일류미용사는 남자다. 남자가 어떤 일도 잘한다.”는 어른들의 세뇌 속에 커왔다. 근래 들어 여학생이 공부를 잘하고, 각종 시험에서 여성돌풍이 부는 이유를 의아스러워했다. 우연찮게 등굣길 표정에서 ‘여성의 실력’이 커지는 이유를 본 셈이다. 아침에 안 뛰는 남학생은 10년 뒤 여성 밑에서 일할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5-04-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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