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절대 공포/심재억 문화부 차장

[길섶에서] 절대 공포/심재억 문화부 차장

입력 2005-03-24 00:00
수정 2005-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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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전쟁과 자연재해를 가장 두려워하는 것 같지만 정작 그들이 느끼는 가장 치명적인 공포는 아마 암(癌)에서 비롯될 겁니다.” 얼마 전에 만난 저명한 의대 교수는 이렇게 현대인이 가진 공포심리의 저변을 분석했다. 그럴 것 같았다.

수없이 많은 기아와 질병, 전쟁이 인류를 위협했지만, 그래서 그 전율할 참상을 더러는 직접 체험으로, 더러는 역사적 기록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아직도 인류가 감당해야 할 공포는 끝난 게 아니다. 협상이나 설득의 여지가 없어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공포, 그래서 ‘절대 공포’라고 부르기도 하는 암의 가공할 위협은 현재형이다.

한 날, 딸 아이가 물었다.“그럼 우리 몸에서 암에 안 걸리는 곳이 어디예요?” 생각해 보니 머리카락을 빼면 암의 심통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한 곳도 없다. 그러나 부위에 따라 발병의 빈도차는 뚜렷해, 어설픈 추측이지만 문명과의 접촉이 잦은 위나 간, 폐에 특히 문제가 많다고 여겨졌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불현듯 서울을 떠나고 싶었고, 불확실한 공포 때문에 현실에서 일탈하고자 했던 나의 그런 무력함과 소심함이 새삼 서글펐던 날.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2005-03-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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